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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부동산]대통령이 국토부 장관을 부른 이유

  • 2020.07.07(화) 15:29

6.17대책 후 매매‧임대차 시장 혼란 가속
투기 잡으려다 서민 주거불안 야기…보완대책 필요

6.17대책 후폭풍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잡으려던 집값도 못 잡고 전셋값마저 크게 오르면서 서민 주거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도 상황을 인식하고 대통령이 직접 후속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예상되는 22번째 대책을 통해 서민 주거불안을 해소하고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투기수요를 차단할 수 있을까. [편집자]

지난 2일 오후 갑작스레 부동산 업계가 분주해졌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보고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인데요.

정부 기대와 달리 집값은 잡히지 않았고 오히려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서민 주거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6.17대책 부작용을 성토하는 목소리들이 계속되면서 정부도 이를 무시할 순 없었을 텐데요.

6.17대책이 발표된 지 2주 만에 소관 부처 장관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해야 할 만큼 상황은 엄중했습니다.

◇ 잡히지 않는 집값, 들끓는 전세시장

8.2대책(2017년)과 9.13대책(2018년), 12.16대책(2019년)에 이은 6.17대책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것은 실수요 뿐 아니라 시세차익을 노린 가(假)수요가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고, 이를 막기 위해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등 수요를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인데요.

돈줄이 묶인 만큼 대책 발표 후 일정 기간 동안 집값은 하향 안정화를 보이며 대책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는 듯도 했습니다. 이내 다시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기는 했지만요.

이번 6.17대책은 아직 발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기에 다른 대책들과 비교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기 이른 감도 없진 않은데요. 그럼에도 이전보다 논란과 반발이 큰 게 사실입니다. 대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기는커녕 부작용부터 발생하고 있어서죠.

일단 집값은 좀체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개발 호재가 있는 서울 강남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으로 묶으며 정부가 시장에 신호를 보냈지만 시장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규제 적용 전 거래하기 위해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과열된 모습인데요.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17대책 발표 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주 연속 0.06%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포함된 송파구의 경우 막바지 매수세와 주변단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0.07% 상승했는데요.

감정원은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개발호재 영향으로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임대차 시장입니다. 특히 서울 전세시장이 불안한데요. 갭투자를 막기 위해 전세대출을 차단하거나 전입의무 조건을 추가하고, 재건축 조합원에게는 해당 단지에서 2년 이상 거주해야 조합원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세입자들이 기존에 살던 집에서 내몰리고, 더 이상 세입자를 받지 않겠다는 집주인들이 늘어난 것이죠.

결국 서울 전셋값은 0.1% 오르며 지난 1월 셋째 주에 이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강남의 경우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서초구는 0.2%, 강남구도 조합원 분양신청요건이 강화된 대치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0.14% 올랐다는 게 감정원 분석입니다.

◇ 22번째 대책 예고

이처럼 6.17대책 발표 후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단기간에 전셋값은 급등하자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장관을 직접 부르게 되는데요. 애초 정부 목표인 투기수요 차단도 하지 못하고 서민들만 전전긍긍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서민 실수요자 보호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한 부담 강화 ▲주택 공급 확보 ▲집값 안정 등 크게 네 가지 정책 방향을 주문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된 후 시장에선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우선 서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 대출 규제 완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지난 6일 "이미 계약된 중도금대출과 잔금대출이 연장선에 있다는 전제 아래 이들을 보호할 보완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실수요자를 최대한 보호하고 무주택, 1주택자에 대해선 세금 부담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한 특별공급을 확대하는 청약제도 개편,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으로는 4기 신도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에 반해 투기세력‧집값은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한 만큼 추가 규제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면에 나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규제 입법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우선 지난해 발표된 12.16대책에 담겼던 종합부동산세율 인상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당시 대책에선 규제지역 내 고가주택과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부세율을 인상, 세금 부담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와 함께 집값 안정을 위한 규제지역 추가 등도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이미 김포 등 6.17 대책 발표 후 비규제지역으로 유동성이 쏠리며 단기간에 집값이 이상 급등한 곳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충청권 등 일부 지방에서는 외부인들이 해당 지역 주택을 사들이며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22번째 부동산 대책에는 무엇보다 대통령 의지가 담긴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대책이 실수요자는 보호하면서도 투기수요를 차단해 과열된 시장을 안정시키는 적절한 처방전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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