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마지막 정비사업 격전지인 동작구 흑석동 '흑석11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한강변을 끼고 있는 '노른자위 입지' 흑석11구역을 차지하기 위해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시공사는 대우건설(기호1번)과 코오롱글로벌(기호2번).
대우건설이 브랜드 파워로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으며 치고 나가자, 코오롱글로벌도 공사비 절감 등 입찰제안 조건 등을 내세우며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 대우건설, '써밋'에 '더힐'까지
대우건설은 10대 대형건설사인 데다 서울 주요 지역에 대표할만한 단지가 많다는 점에선 앞서고 있다.
2020년 시공능력평가순위 6위로 정비사업 준공실적만 8만687가구에 달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푸르지오써밋'을 붙인 아파트들도 고급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강남에서만 '대치 푸르지오 써밋',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 '서초푸르지오써밋' 등이 있다.
특히 최고급 빌라로 손꼽히는 용산구 '한남 더힐'을 시공했다는 점에서 조합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우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써밋'과 한남더힐의 '더힐'을 붙여 흑석11구역의 단지명을 '써밋더힐'로 명명하며 '고급화'를 강조했다.
대우건설 측은 지난 1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1차 시공사 합동홍보설명회에서 "써밋더힐은 한강 이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명품 주거단지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단지 설계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 등의 설계를 맡았던 글로벌 건축설계그룹사 SMDP가 담당하며, 이를 위해 최근 스캇 사버 SMDP 회장이 흑석11구역 현장에 직접 방문했다.
다이나믹 측벽 파사드에 LED 라이트를 더해 아파트 측면을 폭포수가 흐르는 것처럼 표현하고 크리스탈 게이트, 스카이워크, 스카이데크 포레스트, 아튼코튼 가든 등 외관과 조경의 고급화를 추구했다. 커뮤니티 공간은 7개 존으로 구분했다. 안방 확장으로 가구 당 평균 1.3평을 넓혀 가구 당 약 1억원의 추가 이익(평당 시세 7000만원 가정 시)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총 공사비는 4500억9440만원(평당 540만원)이다. 착공은 이주 완료 후 5개월 이내, 공사기간은 착공 후 43개월 이내로 계획을 잡았다.
◇ 코오롱글로벌, 비용 절감에 '특별제공품목 더'
코오롱글로벌은 ▲공사비 절감 ▲공사기간 단축 ▲프리미엄 마감재를 집중적으로 내세웠다.
이 회사는 시공능력평가순위 19위, 정비사업 준공실적 2만5726가구로 대우건설에 밀린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따로 없다는 점도 조합원들 사이에선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대신 기존 브랜드인 '하늘채'에 흑석11구역의 특징을 담아 '흑석하늘채리버스카이'로 단지명을 지었다.
코오롱글로벌은 흑석하늘채리버스카이를 '코오롱글로벌의 모든 것을 담은 한강변의 출사표'라고 소개하며 적극적으로 입찰 제안을 했다.
우선 총 공사비를 4409억2385만원(평당 529만원)으로 제시했다. 대우건설보다 91억원(평당 11만원) 낮게 책정한 금액으로, 이를 통해 가구당 1222만원의 분담금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대안설계가 아닌 특화설계를 통해 공사기간을 2개월 단축해 이주 완료 후 4개월 이내 착공, 착공 후 41개월 이내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과도한 원안설계 변경이 아닌 본안 설계를 최대한 반영해서 공사 기간, 인허가 절차를 단축시킬 수 있는 특화설계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단지는 하이브리드 커튼월룩, 스카이라운지, 그랜드게이트를 비롯해 에메랄드 아트갤러리, 다이아몬드 하우스, 라이브러리 갤러리 등으로 외관과 조경을 고급화한다. 커뮤니티 통합 라운지, 스포츠 워시바, 스카이라운지 등의 커뮤니티도 제공한다.
아울러 특별제공 품목으로 75인치 UHD TV, 로봇청소기, 전동커튼 시스템, 에어샤워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자문제에 대해선 '3단계 케어 프로그램'을 제시해 입주 후에도 앱을 통해 24시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 엎치락 뒤치락…결전일은 언제?
두 시공사의 입찰제안서 비교표가 나온 이후 조합원들 사이에선 '눈에 띄는 차이는 없다'는 평이 우세하다.
그동안 시공사들이 이주비 등 금융 비용 혜택에서 차이를 뒀으나 서울시의 제재로 어려워졌다. 이주비는 양사 모두 기본이주비(법적 한도 내 40%)에 추가이주비로 40%(신용공여)를 제안했다. 특히나 흑석11구역이 서울시의 1호 도시·건축혁신 시범사업지인 만큼 과도한 입찰 경쟁을 시도하기 힘들다.
조합원들은 양사의 브랜드, 설계, 평면, 조경, 공사비 등을 꼼꼼히 비교한 후 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이다. 흑석11구역의 한 조합원은 "반포3주구와 공사비가 동일한데 입찰제안서만 봤을 땐 두 시공사 모두 그것보단 못 미치는거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다른 조합원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 2차 합동설명회까지 듣고 시공사 선정 당일에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흑석11구역 조합은 애초 이달 22일 2차 시공사 합동홍보설명회 및 시공자 선정총회를 열기로 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일주일 연기했다. 흑석11구역의 시행사인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동작구청의 제재로 시공사 선정총회를 29일로 미뤘다"며 "총회 1시간 전에 열리는 2차 합동설명회는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며 투표는 동선을 분리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 일정이 또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