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이 종합 프롭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중개시장에 진출, 프롭테크는 물론 중개업계도 직방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롭테크 업계에선 직방이 매물 정보 플랫폼을 넘어 중개를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반면 중개업계에선 그들의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는 것이어서 반대 목소리가 크다. 직방 신사업이 연착륙하기 위해선 기존 중개업계와의 갈등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동반자가 하루아침에 경쟁자로?
직방 서비스의 주 이용자는 매물을 사려는 사람(일반 소비자)들과 매물을 팔기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중개업자다. 중개사들은 확보한 매물을 직방에 올려 광고해 매수자를 찾고, 앱 이용자들은 올라온 정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매물을 찾는 방식이다. 일반 이용자들은 무료로, 매물을 올리는 중개사들은 비용을 지불한다. 이는 직방의 주 수익원이 된다.
중개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직방은 그들이 구축한 플랫폼과 IT기술(VR‧3D 등)을 활용하면 중개사들은 이전보다 더 나은 생산성(정확한 매물 정보 제공으로 매물을 일일이 보여주는 횟수 등을 줄이는)을 가질 수 있고, 자격증을 소지했지만 중개 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중개사들에게는 창업 지원을 통해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개사들은 이미 포화된 시장에 자본력을 앞세운 기업(직방)의 진출이 달갑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동안 그들이 제공했던 부동산 정보를 바탕으로 중개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부동산 중개시장은 한정된 시장인 까닭에 직방의 진출로 기존 중개사들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치킨게임에 불과하다"며 "무엇보다 직방은 그 동안 중개사들이 매물을 올리며 성장의 밑거름이 됐을 뿐 아니라 매물을 거래하기 위해 여러 정보들을 제공했는데, 이를 직방이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개업계 내부에선 '직방'이라는 이름의 프랜차이즈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며 "이와 관련 공동성명서 채택 등 중개업 생태계 교란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플랫폼? 소비자와 업계 온도차 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은 30~40대가 큰 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이용 비율이 높아 향후 부동산시장에도 O2O 거래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부동산 중개와 임대 등을 포함한 종합 부동산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직방의 중개 시장 진출도 마찬가지다. 직방은 새로 시작한 온택트파트너스 외 추가적인 사업 확장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부동산 매물 정보를 제공하던 것에서 중개 사업까지 안착되면 종합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무엇보다 온택트파트너스 사업이 자리를 잡으려면 중개업계와의 갈등이라는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송용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직방이 중개 업무를 본격화하면 아파트 뿐 아니라 상가나 꼬마빌딩 등 가치평가가 필요한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수요가 있는 중개사들은 직방 플랫폼에 대한 기대가 클 수 있다"며 "반면 직방을 반대하는 기존 중개사들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이들과 상생 구조를 만들고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글로벌 프롭테크학과 교수는 "직방을 중심으로 한 중개시장의 변화를 기존 업계도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직방이 중개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기존 업계와의 충돌을 줄일 수도 있었지만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방 입장에서도 중개업계의 거센 반발이 계속되면 현실적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양측 모두 상생이 필요한 만큼 시대 변화를 어떻게 수용할지 능동적 자세로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