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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라던 직방, 온라인 중개 포문 연 이유는

  • 2021.07.07(수) 14:52

[언택트 부동산Ⅱ]①
'온택트파트너스'로 중개업 진출 선언
VR·3D 활용 온라인정보 확대…수익 다변화

국내 프롭테크업계를 이끄는 직방이 온라인 중개업에 뛰어들며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기존 공인중개사들은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부동산 중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빠르게 바뀌면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직방의 온라인 중개업 진출이 가져올 변화와 부작용, 향후 부동산 중개 거대 플랫폼 등장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이용자와 중개사들에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편리한 '디지털 도구'가 되겠다"(안성우 직방 대표)

부동산 정보 제공 플랫폼인 직방이 종합 프롭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부동산 매물 정보를 온라인(모바일)으로 옮기면서 발품을 '손품'으로 바꾼데 이어 온라인 중개 활성화를 위한 초석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비즈니스워치가 [언택트 부동산] 시리즈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중개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니즈의 변화와 온라인 중개 활성화의 가능성을 살펴본 바 있다. 당시 직방 역시 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는 동시에 부동산의 온라인 중개 서비스에 대해선 여전히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꼭 1년 후 직방이 온라인 중개 활성화의 포문을 열었다. 모든 거래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지만 프롭테크 기업으로서 온라인을 통한 부동산 거래 편의성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서비스 10주년을 맞은 직방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신사업으로서 거는 기대도 크다.

물론 가야할 길이 녹록지 않다. 배타적인 기존 공인 중개업계와의 갈등 해결과 궁극적으로 부동산의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중개 열릴까

직방이 새롭게 내세운 프롭테크 모델인 '온택트파트너스'는 부동산 관련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직방을 디지털 도구로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파트너십 모델이다. 부동산 중개 뿐 아니라 욕실‧에어컨 등 집 청소 전문가, 도배‧장판 등 집수리‧보수 전문가, 방충‧방역 전문가 등이 직방과 파트너십을 맺고 활동한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아파트 거래, 부동산 중개 분야다. 그 동안 업계에선 직방이 언제든 중개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직방은 부동산 매물 정보 제공 플랫폼으로 역할을 한정하며 선을 그었다. 이번 사업 확장에 대해서도 직접 중개 시장에 뛰어든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업 구조를 보면 직방의 손자회사 격인 중개법인이 공인중개사들과 파트너십(계약)을 체결한다. 파트너 중개사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한데, 직방이 보유한 VR(가상현실)과 3D 등 IT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로 매물을 광고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선 직방이 컨설팅 등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개업한 공인중개사 뿐 아니라 개업하지 못한 중개사(자격증 소지자)는 직방이 심화 컨설팅과 초기 정착금 등을 지원해 창업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소비자(부동산 매입 수요자)들은 매물의 정확한 호수와 공실 여부, 매물 특성과 가격 등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집을 사려면 중개업소 중개사와 일일이 매물을 찾아 다녔지만, 직방을 통해 매물 정보를 확인해 원하는 후보군을 추리면 이 같은 발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과 함께 매물을 보여주기 위해 다녀야 했던 중개사들도 마찬가지로,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게 직방의 설명이다.

직방 관계자는 "파트너 중개사들이 직접 확보한 매물 정보를 등록하는 것이라 허위매물이 전혀 없고, 동 호수 등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중개사들의 경우 자격증을 보유해도 바로 중개업에 진출하기 힘든데 온택트파트너스를 통해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은 물론 과거처럼 직접 매물을 보여주는 행위 등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온라인에서 부동산 중개 거래가 직접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 이전보다 많고 정확한 매물 정보를 확인한 후 실제 거래 계약은 파트너 중개사들과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구조다. 

궁극적으로 온라인에서 중개사들과 비대면 상담에 이어 전자계약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직방의 계획이다. 하지만 자기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국내 특성 상 부동산 매물의 온라인 거래가 정착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 정체한 직방, 새 수익원 모색

직방이 온택트파트너스를 선택한 것은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12년 사명 채널브리즈로 직방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투자 유치를 통해 활동자금을 마련해왔고, 직방으로 사명을 변경한 2015년부터는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2018년 영업수익(서비스 매출) 4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성장은 정체되고 있다. 비 아파트 부동산 매물 정보 제공 등 플랫폼 서비스를 통한 매출에 국한됐기 때문으로 사업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직방은 파트너 중개사가 계약을 체결할 때 중개법인 자회사가 공동날인으로 중개과정에 참여, 중개보수를 공유한다. 새로운 매출처가 생긴 셈이다. 이는 중개업계에서 직방이 아파트 직접 중개에 진출, 골목상권을 침해했다고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직방은 공동중개에 따라 보수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제공에 대한 비용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중개 과정에서 이용자가 불편을 겪거나 중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온전히 책임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직방은 100억원 규모의 보증보험에 가입했다. 일반 개업 공인중개사는 1억원 규모의 보증보험에 가입해 중개 사고에 대비한다.

직방 관계자는 "파트너 중개사와 보수를 나누는 것은 공동 중개보다는 직방이 제공하는 VR과 3D 등 IT 기술을 활용한 매물 정보 서비스 개념"이라며 "중개법인의 공동날인은 중개 사고 발생 시 직방이 플랫폼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직방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개시장 성장에 따른 새로운 서비스 등장이라고 평가한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요율이 높지 않음에도 집값이 오르면서 중개보수 금액이 커졌고, 지금 수준의 서비스만으로는 소비자를 납득시키기 어렵다"며 "중개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보는 곳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중개와 프롭테크 결합으로 새로운 사업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온택트파트너스는 국내 중개업계에 항상 존재하는 허위 매물 이슈를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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