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예정했던 '250만+α 주택공급대책' 발표를 미뤘다. 전날부터 쏟아진 집중 호우 상황에 먼저 대처하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2시경 출입 기자들에게 긴급 공지를 통해 "호우 상황 대처를 위해 이날 브리핑 예정인 250만+α 주택공급 계획 등 모든 일정을 잠정 연기한다"고 전달했다.
애초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이날 '제2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공급대책으로 정부 임기 내 250만 가구 이상 주택 공급을 위한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었다.
이번 대책은 주택 유형, 공급 시기, 입지별 공급 계획 등을 담은 '공급 로드맵'이다. 수요가 많은 서울 등 수도권에 공급량을 확대하고 민간 주도 공급이 이뤄질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는게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고밀 개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안전진단 완화 등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민간 제안 도심 복합사업 도입 △청년 원가 주택·역세권 첫 집 공급 △층간 소음 완화 대책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정부는 전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커지자 우선 침수 피해 복구 등 대응에 집중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공급대책 발표 관련) 일정은 추후 재공지하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동작구 신대방동은 시간당 비가 136.5mm 내리며 서울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인 118.6mm(1942년 8월5일)를 80년만에 넘어섰다.
이에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차량이 빗물에 떠내려가는 등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오늘도 강수가 예정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전 1시 호우 관련 피해 상황과 복구 현황, 차량 소통상황 등을 보고 받고 국민 불편 최소화와 안전 확보를 위한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원 장관은 "폭우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로·철도·항공 등 각 분야에서 안전 관리에 빈틈없이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