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KTX 등 열차에서 폭행을 저지르면 피해자와 합의를 해도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 된다. 또 승무원에게 바디캠을 착용하도록 해 범죄 증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고, 철도 경찰에게는 고무탄총을 지급해 흉기난동범 등을 신속하게 제압하도록 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열차 내 안전강화' 대책을 19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8월 20대 남성이 "어린아이가 떠든다"며 난동을 부리는 등 열차에서 벌어지는 폭행 사건을 예방하고 승무원 등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처다.
국토부에 따르면 철도범죄는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040건에서 지난해 213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제도 미비 등으로 열차 내 사건에 대한 초동 대응이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먼저 열차 승무원들의 초동 대처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열차 내 폭언·폭행 등의 난동에 승무원 등 철도종사자가 제지하거나 격리·퇴거할 수 있도록 철도안전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승무원이 제지할 수 있는 열차 내 금지행위에 '폭행'을 포함하도록 해 사건 발생 시 승무원 등이 직접 제지하고, 유사시 정차역에서 열차 밖으로 하차시켜 철도경찰에 인계할 수 있도록 한다.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내놨다. 지금은 열차 내에서 폭행을 하더라도 피해자와 합의를 하면 처벌할 수 없다. 앞으로는 합의와 관계없이 처벌하도록 철도안전법을 개정한다. 처벌형량도 현행 '2년 이하 징역'에서 '3년 이하 징역'으로 강화한다.
또 승무원에게 바디캠 등 전용 녹화 장비를 내달 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범죄 예방은 물론 발생 범죄에 대한 실시간 증거수집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객차 내 CCTV 설치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고속열차와 전동차는 올해까지, 일반열차는 내년 상반기까지 설치를 완료한다.
철도경찰에게는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고무탄총을 추가로 지급한다. 현재 철도경찰은 테이저건과 가스분사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제압효과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고무탄총으로 이를 보완하기로 했다. 다만 안전사고와 오남용 방지를 위해 우선 2~3곳에서 6개월간 시범 운영 후 정식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주요 간선철도와 광역철도 중심으로 철도경찰을 중점 배치하고, 철도경찰의 인력 확충을 통해 열차 승무율을 승객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철도경찰의 승무율은 현재 7%가량인데 이를 30%까지 높인다.
이밖에 범죄에 대한 신고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내놨다. 코레일 앱 승차권에 신고 버튼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한다.
정채교 국토부 철도안전정책관은 "이번 대책은 승무원과 철도경찰관 등 현장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마련했다"며 "과제별 추진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코레일, 에스알, 철도경찰대와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