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실적을 견인하던 '자이'가 양날의 검이 됐다. 주택 부문에서 매출과 신규 수주 등을 끌어모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올 3분기 건축·주택 부문 수익성이 급락하면서 7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별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다만 매출 면에서는 작년보다 성장했다. 신규 수주도 대폭 확보해 올해 3분기 누적 금액이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잿값 상승에 영업이익 휘청
연결재무제표(잠정) 기준 GS건설의 3분기 매출액은 2조9531억원이다. 전년 동기(2조1717억원)보다 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 감소한 12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7%에서 4.2%로 떨어졌다.
에코 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축·주택 부문은 3분기 2조18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3분기(1조6040억원)보다 36% 증가했다. 신사업에선 39% 증가한 2620억원을 확보했다. 플랜트와 인프라 매출도 각각 39%, 48%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쳤다. 건축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주택 부문 이익이 급감한 영향이다. GS건설의 올해 3분기 주택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10.1%로 작년 22.7%에서 악화했다. 2015년 2분기(9.8%)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출 대부분을 주택 부문에 의지하고 있어 타격이 더욱 컸다. 3분기 GS건설의 주택 부문 매출은 2조1820억원으로 전체 73.9%에 달한다.
해외 현장 부실로 적자였던 플랜트와 인프라 부문은 흑자로 돌아섰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은 각각 9.7%, 5.5%다. 작년 3분기 바레인 LNG 프로젝트 관련 1430억원의 비용을 반영해 이들 부문 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랜트, 토목 부문의 고질적인 부진에도 GS건설이 연간 7%대 영업이익률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동력은 건축·주택 부문의 높은 수익성이었다"며 "원가율 변동성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유동성 위기보다 먼저 눈앞에 다가온 위험이 돼버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GS건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환경 변화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조정했다"며 "향후 어떤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대급 수주가 실적 개선할까
미래 매출이 될 수주실적은 역대급이다. 3분기 신규 수주는 4조6780억원으로 올해들어 12조4470억원을 수주했다. 올해 목표(14조6420억원)의 85%를 달성했다.
역시나 주택 부문이 대부분이었다. 3분기 동안 3조2000억원을 수주해 전체 68%를 채웠다. '남천2구역 삼익비치 주택 재건축(1조2350억원)', '부산재정비촉진 2-1구역(6730억원)' 등이었다. 자회사인 자이C&A도 1조73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에 주택 부문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GS건설의 영업이익 부진도 지속할 전망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서 분양시장도 싸늘한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4분기에도 이익률이 부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주택 프로젝트에 대한 원가율을 재점검한 것과 같이 4분기에도 비슷한 강도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며 "본격적인 마진율 회복은 2023년 이후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신 시장은 신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다른 부문에 비해 매출이 많지는 않지만, 양호한 이익을 내고 있어서다. 3분기 신사업 매출은 5470억원으로 전체 8.9%지만, 매출총이익률은 13.1%로 전 부문에서 가장 높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플랜트·에코 부문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마진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신사업 부문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증가의 안정성을 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GS건설은 "수익성에 기반한 선별 수주와 내실 있는 사업 추진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