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지난해 국내 주택 부문에서만 10조원 이상의 사업을 따내면서 창사 이래 최대치의 수주 기록을 세웠다. 연간 매출액도 전년보다 30% 넘게 늘며 12조 3000억원으로 몸집을 크게 불렸다.
다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국내 주택 사업 부문 수익성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반영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올해 국내 수주 목표액을 크게 낮춰 잡은 점도 눈에 띈다. 대신 해외 수주를 두 배 이상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매출 3년 만에 반등…신규 수주 역대 최대
GS건설이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2022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12조 2990억원으로 전년보다 36.1% 증가했다. GS건설은 지난 2018년 매출액 13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지속해 매출 규모가 줄었다가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액 증가는 국내 주택 부문 사업 호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건축·주택 부문 매출액은 약 9조 3350억원으로 전년(6조 910억원)보다 53.3% 늘었다. 전 사업 부문 중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67%에서 76%로 크게 늘었다.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앞세운 주택 부문만 보면 지난해 6조 42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1.1% 늘었다.
신사업 부문 성장도 눈에 띈다. 전년 7780억원에서 지난해 1조 25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GS건설의 수처리 자회사인 GS이니마의 성장과 폴란드 프래패브 업체인 단우드 사의 실적 호조로 매출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신규수주는 16조 74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주 목표였던 13조 1520억원을 22.2% 초과 달성했다. 부문별로는 주택 부문에서만 10조 64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건축·주택 부문에서는 '남천2구역 삼익비치 주택 재건축(1조2350억원)', 뉴타운맨션 삼호아파트지구 재건축(8120억원), 부산 재정비촉진2-1구역도시환경정비사업(6730억원) 등을 따냈다.
신사업 부문에서는 GS이니마(4340억원)와 폴란드 단우드(4180억원), GPC(1230억원) 등 자회사들이 좋은 실적을 냈다.
주택 사업 수익성 뚝…수주 목표도 줄여
몸집을 불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매출 호조를 이끌었던 주택 부문 원가율이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GS건설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5550억원으로 전년(6460억원)보다 14.1%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7.1%에서 4.5%로 내려앉았다.
GS건설은 지난해 주택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잡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건축·주택 부문 매출 원가율은 지난 2021년 78.1%에서 지난해 87.3%로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전체 원가율도 같은 기간 85.1%에서 89.5%로 올랐다.
GS건설은 올해 경영 목표로 매출은 13조 2000억원, 신규수주는 14조 5000억원을 제시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7.3% 증가한 규모다. 반면 신규 수주 목표치는 지난해보다 9.8% 줄였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신규 수주는 지난해 13조 740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목표치를 9조 5000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해외 수주의 경우 2조 3300억원에서 5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다.
올해는 주택 부문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 사업과 신사업 확대 여부도 관심사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회사 사업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이 주택 사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올해도 여전히 고금리 상황이 부담"이라며 "부동산 시장 회복에 기반한 실적 모멘텀을 당장 기대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빠르게 완화되고 있는 부동산 규제 흐름은 향후 금리 인하에 기반한 시장 회복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분간 금리 향방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사업 성장이 단기적인 반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추세적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결국 주택 분양 수요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반영했다"며 "향후 어떤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경쟁력 우위 사업의 내실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세로 미래 성장 동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