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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착륙하나]①부메랑 된 '주택'…불황 대비 없었다

  • 2022.11.03(목) 06:30

상장 건설사 6곳 건축·주택 매출 비중 '평균 70%'
원자잿값·미분양·자금경색 악재 '겹겹'…수익 악화
"해외 비중 늘려야"…포트폴리오 재편 목소리도

최근 수년간 역대급 활황을 기록했던 국내 부동산 시장이 올해 들어 급격하게 위축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거래가 자취를 감췄고 미분양도 급증하는 분위기다. 특히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까지 확산하면서 건설업계에도 한파가 닥치는 모양새다. 정부는 경착륙 우려에 규제 완화 카드를 꺼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안팎의 흐름과 전망을 살펴봤다.[편집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수년간 짭짤한 이익을 안겼던 주택 부문이 이젠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사라진데다 자재 가격이 올라 예정된 현장은 착공을 미루고, 준공된 현장에선 미입주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금융 위기 이후의 악몽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건설사들은 그나마 신규 수주가 늘어난 점에 안도하지만 이 역시도 국내 혹은 주택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와 리스크관리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또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주택비중 확 뛰었는데 주택경기 '침체'

삼성물산 건설부문(별도)·현대건설(별도)·DL이앤씨(연결)·GS건설(연결)·대우건설(연결)·HDC현대산업개발(연결) 등 6개 상장 건설사의 올해 1~3분기 매출 중 건축·주택 비중은 평균 70.4%다. 비중이 54.8%였던 2017년 1~3분기와 비교하면 5년 만에 15.6%포인트 확대했다.

6개 건설사 모두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건축·주택 부문에서 확보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76.3%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GS건설은 75.4%였다. 삼성물산(72.6%·해외 합산)과 DL이앤씨(70.5%), 대우건설(64.5%)이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은 별도 기준으로 건축·주택 매출 비중이 63.1%였다.

5년 전과 비교하면 건축·주택 의존도가 확연히 커졌다. 대우건설은 2017년 3분기(누적) 55.7%에서 올해 3분기(누적) 64.5%로 늘었고, 현대건설 역시 같은 기간 50.1%에서 63.1%로 상승했다.

특히 GS건설은 2017년 1~3분기에는 건축·주택 매출이 전체 56.7%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75.4%로 뛰어올랐다. 5년 전만 해도 플랜트(25%)와 토목(11%)에서 골고루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플랜트는 5%로 쪼그라들었고, 토목도 9%로 떨어졌다.

삼성물산의 경우 전체 매출 중 건축·주택 비중이 56.6%에서 72.6%로 상승했지만, 해외 사업분을 포함한다. 삼성물산 측은 "국내 건축·주택 비중은 전체 매출 중 10%대 중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런 주택 의존도는 대부분의 건설사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원자잿값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원가율이 올랐다. 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은 일제히 감소했다. 작년과 올해 3분기를 비교하면 현대건설 -30.3%, GS건설 -18%, DL이앤씨 –55% 등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전 부문 중 주택건축 매출총이익률이 유일하게 감소(16.7%→11.8%)했다.

신규 수주도 주택만…"해외사업 확대" 공감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금리 인상·경기 침체에 주택 매수세가 급감하고 있다. 미분양, 미입주 등이 많아지면 사업에 들인 자금을 회수하기가 어려워진다. 급기야 DL이앤씨는 올해 착공 목표를 대폭 줄였다. ▷관련 기사: DL이앤씨 영업이익 급감…주택 어려운데 해외도 꼬이네(10월28일)

이런 상황에도 건설사들은 여전히 건축·주택 수주에 집중했다. 올해 3분기 신규 수주 중 건축·주택 비중은 각각 △삼성물산 건설부문 97.1% △현대건설 79.8% △DL이앤씨 77.5% △GS건설 85.8% △HDC현대산업개발 88.3%에 이른다.

과거 부동산 침체기와 유사한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주택 경기가 꺾이면서 미분양아파트가 16만 가구까지 늘었다. 주택 비중이 높았던 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중소 건설사들은 회사 존폐까지 걱정해야 했다.

이 때문에 소형모듈원전(SMR)과 스마트시티, 수소·암모니아 에너지 등 신사업에서 활로를 찾는 한편, 수년간 등한시했던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금리나 자잿값 인상이 워낙 가파르다 보니 주택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5년 안에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며 "해외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친환경 에너지 같은 신사업에 도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해외 수주를 장려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권은 현재 연 300억 달러 수준인 해외 수주액을 연 5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고유가로 중동지역에서 건설 발주가 확대된 가운데 '제2 중동붐'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간 코로나19 등으로 해외 시장이 잠시 어려웠고, 국내 주택이 잘 팔리니 굳이 해외에서 위험을 감수할만한 동기를 찾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최근 국내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정부도, 기업도 해외 건설 파이를 늘려야만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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