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은 2024년을 전후로 저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가격 변동 양상은 L자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이 최근 주택시장의 경착륙 위험이 고조됐으며 경기 하락 후 장기간 침체되는 L자형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나서 규제를 개선했지만 주택가격과 금리가 상승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폭과 속도를 주의 깊게 살피면서 규제 정상화를 통해 주택시장 경착륙을 방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년 주택시장, 수요·공급 불안…규제완화 필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29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2023년 건설·주택 경기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권주안 연구위원은 2022년 주택 시장은 이미 침체국면에 진입했고 2023년은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하면서 경착륙 위험이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은 3~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택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공급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 위축과 시장 침체로 유효 주택수요가 급격히 감소했으며, 미분양 위험과 자금 경색으로 주택 건설 사업장의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고금리와 고원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도 악재다.
권 연구위원은 "향후 2024년을 전후로 주택 가격이 저점에 달할 가능성이 크고 가격 변동의 모습이 L자형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 연구위원은 이러한 주택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단기 자금경색 완화를 위해서는 자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수요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공분양과 장기 저리 융자를 활성화하고 상환 부담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관련기사:부동산 경착륙 경고음에 수도권 해제…시장선 "더 풀어야"(11월10일)
"금리 변동성 버틸 수 있는 토대 만들어야"
권 연구위원은 주택경기 하강의 주요 요인으로 '금리'를 꼽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증가해 주택 수요가 위축되면서다.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 금리가 상승하면서 공급 여건도 악화했다. ▷관련기사:[부동산 경착륙하나]③'돈맥경화' 건설사 현금 여력은?(11월4일)
이날 장우철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장도 금리 변수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토론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됐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폭과 속도가 건설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장 과장은 "주택경기에는 단기적으로 '금리'가, 중기적으로는 '공급'이, 장기적으로 '인구' 변수가 큰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환위기 후 금융과 부동산 연계가 강화하면서 급속도로 부동산의 금융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전반적으로 경기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자금 시장이 건설업계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금리 변동성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실장은 "외환위기·금융위기 등 과정에서 주택건설 분야가 금리와 금융에 너무 취약하다는 점을 반복해서 경험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금리의 변동성을 견고하게 버텨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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