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4주째 최대 낙폭 기록을 세웠는데요. 도봉구와 노원구의 경우 주간 변동률이 -1%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 속도라면 올해 아파트값 하락률이 연 10%에 달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와중에 강남4구는 하락 폭이 둔화하며 온도 차를 보여 눈길을 끕니다.
통상 매매가 하락을 일정 수준에서 떠받쳐 주는 것으로 여겨지는 전셋값도 역대급 하락을 지속하고 있는데요. 주택시장에 불고 있는 금리 인상의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지는 형국입니다.
도봉구 -0.99% 서울 최대 폭…강남 4구 낙폭 축소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마지막주(2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56% 하락하며 전주(-0.50%)보다 낙폭이 더 커졌습니다. 이번 주에도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요.
수도권과 지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도권은 전주 -0.61%에서 이번 주 -0.69%로, 지방은 -0.40%에서 -0.43%로 낙폭을 더욱 확대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여전히 '추락'하고 있는데요. 주간 매매가 변동률이 -0.56%를 기록하며 4주째 최대 낙폭을 경신했습니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 지역의 경우 하락 폭이 여전히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서울에서 가장 많이 하락한 도봉구의 경우 -0.99%를 기록했습니다. 노원구(-0.95%)와 강북구(-0.87%)가 그 뒤를 이었고요.
노원구의 경우 올해 누적 변동률이 -8%를 넘어섰는데요. 도봉구(-7.9%)와 성북구(-6.9%)도 누적 하락 폭이 큰 편입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이 지역들의 올해 아파트값 하락률은 10%에 달할 전망입니다.
반면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하락 폭이 둔화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주 -0.43%에서 이번 주 -0.39%를 기록하며 2주째 낙폭이 축소했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주보다 낙폭이 축소한 곳은 강남·서초·송파·강동구 4곳 뿐입니다.
물론 강남4구도 집값이 여전히 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지역들과 온도 차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일시적인 현상일지 한동안 지속할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할듯 하고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가격 하락 장기화에 대한 예상으로 관망세 지속하고 있다"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인식 차이로 급매물만 간헐적으로 거래 이뤄져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셋값도 역대급…'금리 인상' 후폭풍 지속
통상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전셋값이 유지되면 어느 순간 매매가의 낙폭이 줄어들곤 하는데요. 최근에는 전세 가격도 '역대급'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관련 기사: [집잇슈]매매·전세가 '어색한' 동행, 언제까지 이어질까?(10월 25일)
이번 주 전셋값이 전국(-0.69%), 서울(-0.89%), 수도권(-0.95%) 모두 역대 최대 낙폭을 경신했습니다. 이는 매매뿐 아니라 전세 거래에도 거액을 대출하는 게 일반화한 영향으로 풀이되는데요. 빠른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부담도 커지면서 전세 수요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심리는 갈수록 위축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7을 기록하며 전주(67.9)보다 1.2포인트 떨어졌습니다. 10년 4개월 만에 최저치입니다.
그만큼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는 건데요.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 역시 66.8로 전주(68.5)보다 하락했는데요. 전세 시장에서도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보다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언급해 크게 주목받았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고요.
이로써 대출 금리가 눈덩이처럼 무섭게 불어나는 흐름은 다소 완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당장 금리 인상을 멈추겠다는 건 아닙니다. 이제는 천천히 올리겠다는 의미죠. 파월 의장 역시 "너무 이른 정책 완화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했습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 부는 '금리 공포'가 당분간은 지속할 수밖에 없을 전망입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커지는 대출 이자 부담이 주택 거래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12월 비수기에 들어선 만큼 입주 여파로 매물이 늘어나는 지역에서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