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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신축 2년만인데 '잠잠'…내년 1.5만 가구 어쩌나

  • 2022.12.28(수) 06:30

철산자이·광명 호반써밋, 저조한 1순위 청약 결과
고분양가에 시세 급락…규제지역 해제에 관심

서울과 함께 규제지역으로 남은 경기 광명이 분양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최근까지 공급이 뜸하다 2년 만에 대단지가 분양이 나왔는데도 반응이 미미하다. 고금리에 매수세가 꺾인 데다 기대보다 분양가가 비싸 시세 차익을 누리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 지역에는 내년까지 대규모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총 1만5432가구가 분양 준비 중이지만, 이대로라면 남은 단지들도 청약 수요가 저조할 수 있다. 다만 내년 1월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인기 뚝 떨어진 광명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6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 광명시 광명동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는 총 9개 주택형 중 6곳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248가구 모집에 184명이 청약했다. 59B와 74A, 84A에서 1.2~2.3대 1로 간신히 경쟁이 성립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철산동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역시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9개 주택형 중 가구 수가 많았던 전용면적 59㎡ 2개 주택형에서 총 382가구가 미달했다. 전체 380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이중 930가구가 일반분양을 진행했는데, 총 902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두 단지는 앞서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26일 공급 당시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는 245가구 모집에 총 355명이,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742가구 모집에 701명이 신청하며 미달이 발생한 주택형이 많았다.

2년 전과는 딴 판이다. 광명에는 2020년 6월 분양한 광명 푸르지오 포레나(광명14R구역 재개발)를 마지막으로 신규 공급이 없었다. 이 단지는 당시 1순위 청약에서 12.8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2년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건 분양가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들어 고금리로 매수심리가 급감하면서 수요자들이 분양가와 입지 등을 더 까다롭게 고르는 분위기다.

전용 59㎡ 기준,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 분양가는 최고 6억8290만원으로 광명 푸르지오 포레나(5억600만원)에 비해 35% 올랐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같은 평형이 8억800만원으로 60% 더 비싸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광명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만, 그런데도 분양가가 2년 전에 비해 많이 올랐다"며 "신축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모를까 투자 매력이 떨어져 청약 수요가 잠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5만 가구는 어쩌나

인근 집값이 크게 하락한 점도 청약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경기 광명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1월3일에 비해 13.92% 하락했다. 세종, 경기 수원 영통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하락률이 높다.

실제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써밋플레이스 전용 59㎡는 지난 2일 7억7000만원(27층)에 손바뀜했는데, 지난 2월 10억8000만원(33층)에 거래된 뒤 10개월 만에 29%(3억1000만원)가 빠졌다.

이런 가운데 광명에는 내년에도 대규모 분양이 이어진다. 분양이 예정된 5단지 모두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로 총 1만5432가구 규모다. △광명1R(3585가구) △광명2R(3344가구) △광명4R(1957가구) △광명5R(2878가구) △철산10·11(1490가구) 등이다.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하면 이들 단지도 저조한 실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는 입지나 가격 매력이 떨어지는 곳부터 본격적으로 미분양 적체가 시작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추가 규제 완화 조치가 다소 숨통을 틔워줄 수는 있다. 정부는 지난 21일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서울과 경기 광명 등 남아 있는 규제지역을 추가로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규제지역에서 벗어나면 전매 제한 등 청약 규제 수위가 낮아진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신축 희소성과 탄탄한 호재로 평소 대기수요가 꾸준했던 알짜 지역은 가격하락이 둔화될 수 있다"며 "다만 침체된 시장의 단기 방향 전환과 빠른 회복을 이끌어 내기에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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