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부동산 규제지역을 모두 해제한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도 같은 지역만 남기고 일제히 해제하기로 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하면서 관련 규제를 지난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되돌리고 있다.
아울러 지방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확대해 주거·업무 용지 등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규제지역·분상제 풀어 시장 연착륙 유도
국토교통부는 3일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이런 내용의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을 내놨다. 이번 방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서울을 포함해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했다는 점이다. 이제 남은 규제지역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4곳 뿐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어제 각각 주거정책심의위원회와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투기지역에서 전면 해제하기로 했다.
규제지역에서 풀리면 대출은 물론 세제와 청약 등의 전방위적 규제 완화가 이뤄진다. 이번 해제는 관보 게재가 완료하는 오는 5월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관련 기사: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로 '세제·대출 완화' 퍼즐 풀까(9월 14일)
정부는 지난해 이미 세 차례에 걸쳐 규제지역을 해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서울과 경기 성남(분당구, 수정구), 과천, 하남, 광명시 등을 규제지역으로 남겨둔 바 있다.
하지만 규제를 해제한 지역에서도 거래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가 집값 하락세는 갈수록 가팔라진 탓에 두 달도 채 안 돼 추가로 규제를 완화했다. 더 이상 투기 수요가 급증하거나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7.2% 떨어지며 지난 2021년 같은 기간 상승률(6.58%)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30주 이상 하락세가 이어진 데다가 두달 가까이 역대 최대 낙폭 기록을 세우는 등 갈수록 침체 흐름이 짙어졌다. ▶관련 기사: 주택시장 '한파' 속 마무리…노원 추락·서초는 버티기(12월 31일)
다만 강남 3구와 용산구는 여전히 수요가 작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강남3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 아파트 매매가의 누적 하락률은 5.41%로 서울 전체(7.2%)보다 낮았다. 지난해 대통령실 이전과 국제업무지구 등 개발 호재가 잇따랐던 용산구 역시 하락률이 4.73%가량에 그쳤다.
비수도권 그린벨트 규제 완화 "지역 자율성 확대"
정부는 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도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하고 일제히 해제하기로 했다. 지금은 서울 18개구 309개동과 경기도 과천·하남·광명시 13개동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이다. 상한제에서 풀리면 공공택지는 3∼5년, 민간택지는 2∼3년의 거주의무 등의 규제가 사라진다.
아울러 의무적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도심복합사업과 주거재생혁신지구 사업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배제할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해제 역시 관보 게재가 완료하는 오는 5일부터 적용한다. 다만 도심복합사업과 주거재생혁신지구 사업의 상한제 적용 배제는 주택법 개정 사항이다.
지방 그린벨트 규제 완화 방안도 내놨다. 비수도권의 그린벨트를 지역 여건에 맞춰 유연하게 해제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권한을 대폭 확대한다. 앞서 지난 2015년에는 지자체가 30만㎡ 이하에 대해서 해제할 수 있게 했는데, 이를 100만㎡로 늘리기로 했다. 또 국가전략산업을 위한 해제는 해제 총량에서 제외한다.
다만 그린벨트 내 환경 우수 지역에 대해서는 철저히 관리하도록 하고 해제 시 공영 개발 요건을 강화하는 등 질서 있는 개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주거·업무 등 다양한 기능이 융·복합할 수 있도록 올해 상반기 중 용도 제한 등 기존 도시 계획을 개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