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하도급사 줄 돈 없어' 신세계건설, 800억 회사채…'남일 아니네'

  • 2023.03.30(목) 17:06

현금확보 비상…무보증사채 발행해 '하도급대금'
분양 아파트 줄줄이 '미달'…"재무건정성 악화 우려"
건설업계 PF 부실 우려 계속…우발채무 '95조원'

분양시장 침체 속 신세계건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작년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가진 현금이 바닥나 하도급대금마저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어 급한 불을 끌 예정이다.

비단 신세계건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에 대한 재무 건전성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주요 건설사들의 부동산PF 우발채무 규모는 총 95조원으로 보유한 현금의 8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2022~2023 신세계건설 분양 아파트 / 그래픽=비즈워치

현금 바닥…금리 '7.1%'로 사채 발행

30일 신세계건설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8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500억원, NH투자증권이 300억원을 인수할 예정이다. 금리는 7.1%다.

신세계건설은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5월 초에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910억원에 달하는데, 가진 현금이 충분치 않다. 신세계건설의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총액은 작년 말 기준 총 643억원이다.

최근 흔들리는 재무 건전성에 불안감을 더하는 행보다. 신세계건설은 작년 원자잿값 급등 등으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하며 120억원의 손실을 봤다.

앞으로도 문제다. 신세계건설은 작년 분양한 아파트 4곳 모두 '완판'에 실패했다. 울산 '빌리브 리버런트', 대구 '빌리브 헤리티지', '빌리브 루센트'는 1·2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경기 '빌리브 센트하이'는 1.9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대형 평형에선 미달이 많았다.

준공까지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하면 신세계건설의 재무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이번 사채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증권신고서에서 "개별 현장의 분양성과가 저조할 경우 이에 따른 우발채무의 실현으로 재무 안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PF 리스크 분담구조 / 그래픽=비즈워치

끝나지 않는 부동산PF 우려

작년부터 이어진 분양시장 침체는 건설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가 5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어 안심하긴 이른 상태다. ▷관련 기사:[인사이드 스토리]또 '부동산 PF 위기론', 뇌관 언제 꺼질까?(3월24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건설회사 부동산 PF우발채무 리스크 범위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주요 건설사의 우발채무가 총 95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현금 유동성을 모두 합한 것(12조원)보다 8배 많다.

조사에 포함된 곳은 현대건설·GS건설·롯데건설·대우건설·태영건설·HDC현대산업개발·KCC건설·동부건설·코오롱글로벌·HL D&I·한라 등 11곳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사업장의 위치한 지역과 분양률 등을 고려했을 때 위험성이 높은 우발채무는 약 5조원이다. 다만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로 미분양 위험지역이 확대되면 위험 우발채무 규모가 20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미분양 물량은 2022년 5월 이후 10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438가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하는 '미분양 관리지역'은 현재 13곳으로 1년 전 6곳에서 크게 늘었다.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 건설사엔 시급한 문제다. 한국은행이 건설사의 재무위험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방 중소 건설사의 부실 위험은 2021년 11.4%에서 2022년 12.8%로 증가했다.

한은은 "중소 건설사의 경우 재무비율이 양호하더라도 부동산 PF관련 유동성 충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분양을 통해 자금이 공급되는 부동산 PF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기본적으로 부동산경기의 연착륙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