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거라는 인식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습니다. 분양가가 올라도 청약 시장은 여전히 뜨겁고요. 기존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는 아파트 매매 중 거래 가격이 오른 비중이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정부는 이런 흐름에 대응해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놨는데요. 수요자가 체감하기는 쉽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그간 집값 회복 속도가 빨랐던 서울의 경우 오름세가 다소 완화할 가능성이 크고, 수도권과 지방은 추석 이후에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습니다.
서울 상승 거래 비중 절반 넘어…청약 열기도 여전
부동산플랫폼 업체인 직방에 따르면 지난 8월 거래된 전국 아파트 매매 중 상승거래 비중은 47.7%로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승거래 비중은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상승거래 비중이 52.9%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시작한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흐름이 이어지자 시장에서는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인식이 늘고 있는데요. 특히 청약시장에서는 높은 분양가에도 여전히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성북구 보문동1가 '보문센트럴아이파크'는 지난 26일 1순위 청약에 3279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78.07대 1을 기록했고요. 관악구 봉천동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도 같은 날 1순위 청약 모집에 3341명이 청약하며 평균 경쟁률은 65.51대 1을 기록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심리가 위축하고 있지만 주택 가격은 오를 거라는 인식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데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심리지수(CCSI)의 경우 99.7로 전월보다 3.4 포인트 내렸습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가 나빠질 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보면 되는데요.
이런 와중에 주택가격전망CSI는 110으로 4개월 연속 100을 넘었습니다. 8월(107)보다 3 포인트 오른 수치로 지난해 5월(111)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아울러 지난해 말 빠르게 증가했던 전국 미분양 주택 수도 차츰 줄어들며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은 완만한 회복세…수도권·지방은 키 맞추기
최근의 집값 회복세는 앞으로 새집이 부족할 수 있다는 수요자들의 불안감도 일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요. 여전한 경기 침체 속에서 청약 시장 열기가 가라앉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로 분석됩니다.
기존 주택의 경우에도 거래량이 주춤하는가 싶었지만 다시 회복하는 모습인데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7일 집계 기준으로 지난 8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824건을 기록하며 전달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거래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는 이런 흐름에 따라 지난 26일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을 내놨는데요. 3기 신도시 등 공공 주택 물량을 늘리고 민간 건설사에 대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 등으로 공급 활성화를 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관련 기사: 공공주택 12만 가구 추가 공급…2만가구 수도권 신규택지도(9월 26일)
하지만 당장 수요자가 주택 공급이 늘 거라는 기대감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인데요.
결국 추석 이후에도 그간의 흐름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다만 서울의 경우 이미 집값이 회복한 만큼 그간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기보다는 완화한 흐름을 보일 거라는 전망입니다. 빠른 오름세가 지속하기에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나 국내 경기 침체 등 하방 요인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의 대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아 앞으로도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할 가능성이 크고 최근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하는 영향 등으로 집값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가파른 상승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0%를 기록하며 전주(0.12%)보다 상승 폭이 줄었습니다.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 역시 전주 0.10%에서 이주 0.07%로 상승세가 둔화했는데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추석 이후에는 수도권과 지방의 경우 서울 집값 상승에 키를 맞추며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의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대신 지방이 뒤따라 회복세를 보이는 그간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방에서는 부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