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반등하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주춤하는 분위기입니다. 상승세가 2주간 둔화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전주와 같은 오름폭을 유지했는데요. 서울의 아파트 매수 심리도 3주째 하락했습니다.
아파트 가격은 올해 하반기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빠르게 반등해 주목받았는데요. 서울의 경우 전고점 대비 90%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이처럼 가격이 급등하는 흐름을 보이자 수요자들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근 시중 금리가 상승하는 흐름도 수요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 집값 반등 이끌었던 강남4구 '주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8%를 기록하며 전주(0.07%)보다 상승 폭이 확대했습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되는데요.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3% 오르며 한 주 만에 오름폭이 0.0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경우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방 아파트값 변동률의 경우 0.03%로 전주와 같은 폭을 유지했고요. 서울 역시 0.10%로 2주째 같은 오름폭을 보였습니다.
서울 내 자치구별로 보면 그간 가장 빠르게 집값이 반등했던 송파구의 경우 0.10%를 기록하며 2주째 상승 폭이 줄었고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 아파트값은 전주와 같은 0.11%의 변동률을 기록했습니다.
성동구(0.15%→0.15%)와 광진구(0.05%→0.15%), 동대문구(0.17%→0.18%) 등 뒤늦게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일부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울(0.17%→0.16%)에서는 전셋값 상승세도 둔화했습니다. 반면 전국(0.11%→0.13%)과 수도권(0.22%→0.23%), 지방(0.02%→0.04%)의 경우 오름폭이 확대했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명절 연휴의 영향으로 거래 및 매수 문의는 감소했지만 주요 지역 인기 단지의 매도 희망 가격 수준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모습을 나타내며 오름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매매수급지수도 하락…"금리 등 영향 당분간 관망세"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 흐름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오름폭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인데요. 이미 집값이 전고점 수준으로 오른 지역에서부터 관망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아파트 매수 심리도 위축하고 있는데요. 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9를 기록하며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89를 나타내며 3주째 하락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이 지수는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걸 의미합니다. 올해 들어 매매수급지수가 지속해 상승세를 보였지만 최근 다시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올해 들어 반등하던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다소 주춤한 모습입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839건으로 전달(3588건)보다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4000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2021년 평균 거래량이 5000건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거래라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앞으로도 집값 상승 흐름 자체는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많은데요. 다만 오름 폭이 가팔라지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입니다. 여전히 경기가 불확실한 영향 등으로 집값이 지금 수준보다 더 빠르게 오르기는 힘들 거라는 분석입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신축 분양가 인상 기조와 전셋값 상승 추이, 주택수급불균형 우려 등을 고려했을 때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지난달 대출 상품 판매가 제한됨에 따라 수요가 위축될 여지가 있고,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등 시장 불안 요인도 여전한 만큼 가격 오름폭 수준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시중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수요자들의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실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7%를 넘어섰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급등했던 금리가 올해 들어 내렸다가 최근 다시 오르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당장 수요자들이 급하게 움직이기에는 부담이 커지면서 일단은 조금 더 지켜보자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