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부동산 시장이 급격한 침체를 겪었지만 집을 산 사람은 100만명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택이었다가 집을 산 사람도 68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전체 주택 소유자는 1530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22만명가량 늘었다. 우리나라 인구가 줄고 있긴 하지만 가구 분화 등으로 수요가 여전히 증가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택 소유자 간 양극화는 여전했다. 상위 10%와 하위 10%의 집값 격차는 40배에 이르렀다. 다주택자는 227만 5000명으로 전체 소유자 중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지만 수는 전년보다 늘었다.
인구 줄어도 가구 분화로 수요 지속 증가
통계청은 14일 '행정자료를 활용한 2022년 주택소유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1일 기준 주택 소유자 중 직전 1년간 1채 이상의 집을 산 사람은 96만 2000명인 걸로 나타났다.
집 1채를 산 사람이 91만7000명(95.4%)으로 가장 많았다. 2채는 3만2000명(3.3%), 3채 이상은 1만2000명(1.3%)으로 나타났다. 무주택자였다가 집을 산 사람은 68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소유 주택 수가 감소한 개인은 65만2000명이었다. 모든 주택을 처분해 유주택자에서 무주택자가 된 사람은 37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 주택 소유자 수도 늘었다. 11월 1일 기준 주택 소유자는 1530만 9000명으로 전년 1508만 9000명보다 22만명 늘었다. 주택소유자 기준 1인당 평균 소유 주택 수는 1.07가구로 전년(1.08가구)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총 주택수는 전년보다 34만 4000가구 늘었다. 전년 증가치(28만 6000가구)보다 많은 규모다. 특히 아파트가 32만 가구 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의 경우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침체했지만 주택 매매 수요는 여전히 충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전국 자가 보유율은 지난 2021년 기준 60.6%다.
특히 인구가 줄고 있지만 가구가 분화하면서 가구 수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주택 수요가 지속해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평균가구원 수는 지난 2017년 2.5명에서 2022년 2.2명으로 지속해 줄고 있다. 이에 따라 가구 수가 같은 기간 1967만 가구에서 2177만 가구로 증가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집은 의식주 중 하나로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재이기 때문에 수요는 늘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가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가보유율이 아직 낮고 가구 분할도 나타나면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위 10% 자산 가액 12.16억원…하위 10%의 40배
주택 시장의 양극화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평균 주택 자산 가액(공시가격 기준)은 3억 1500만원으로 전년(3억 7600만원)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위 10%의 자산 가액은 12억 1600만원으로 하위 10% 3000만원의 40배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의 경우 두 집단 간 격차가 49배였다가 지난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위 10%의 평균 소유 주택 수는 2.41가구로 전년(2.35가구)보다 늘었다. 반면 하위 10%의 평균 보유 주택 수는 0.98가구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성별로 보면 상위 분위일수록 남성 가구주가 높았고, 하위 분위일수록 여성 가구주 비중이 높았다. 연령대로는 50대가 상위 분위에 많았고 30세 미만은 하위 분위에 많이 분포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가 상위 분위에 많았다.
지난해 다주택자는 227만 5000명으로 전년보다 2000명 늘었다. 다주택자 수는 지난 2021년 역대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에 다시 반등했다. 다만 전체 주택 소유자 중 차지하는 비중은 14.9%로 지난 2020년(15.8%)부터 3년째 감소세다.
이 밖에 부부로만 구성된 가구와 부부·미혼자녀 가구의 주택 소유율은 각각 74.8%, 74.0%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한 부모·미혼자녀 가구의 주택 소유율은 52.9%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