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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집값 오르는거야 떨어지는거야?…수도권 집값 엇갈린 전망

  • 2023.11.22(수) 06:30

건산연 수도권 1% 하락, 건정연은 1% 상승 전망
증권가에서도 30% 폭락과 가격회복 기대 공존
금리 변수 촉각…하반기 금리인하땐 상승 가능성

'내년엔 집값이 오를까 떨어질까'

이맘때면 각 연구기관에서 내년 집값 전망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내년 부동산시장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특히 최근 들어 집값이 오르는 듯하더니 다시 조정국면에 접어들자 내년 전망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시장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가운데 내년 집값 전망도 엇갈린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내년에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수도권 아파트값이 소폭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1일 '2024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1% 상승, 전세가격은 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정연 분석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3% 하락, 전세가격은 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상승 부담으로 수요가 위축되며 가격이 조정을 받았고, 금리 및 건설원가 상승으로 공급도 감소하면서 '불황 악순환'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권주안 건정연 연구위원은 "내년 주택시장은 수요약세 지속과 공급여건 악화, 시장 확장세 둔화가 이어지며 'L자형 횡보세'가 불가피하다"며 "매매와 전세가격은 연중 떨어지기도 하겠지만 1년 전체적으로는 제한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봤다. 

권 연구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주택 수요가 저점을 통과하고 정점에 가까워져 더이상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공급은 당장 줄어든다"며 "금리인하도 거론되는 만큼 주택 가격 하락보다는 상승 쪽에 무게 실려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전국 기준 전망치는 발표하지 않았다. 권 연구위원은 "수도권은 편차가 덜하고 균질하다는 판단"이라며 "전국으로도 매매가격 0~1% 상승, 전세가격은 2% 내외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일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주택 매매가격은 2% 하락하는 반면 전세가격은 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가격 하락폭은 수도권(-1%)보다 지방(-3%)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됐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의 금리가 매매가격에 하방압력을 행사할 듯하다"며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락과 매매수요 축소,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21일 '2024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1% 상승, 전세가격은 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건정연 유튜브

증권가선 '금리' 변수 촉각

증권가 전망은 더욱 편차가 크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이 현재보다 30%, 최고점보다 50%까지 폭락할 거란 전망이 나와 주목받았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아직 금리의 자산가격 적용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현재 금리 상태의 장기 유지와 내재수익률·안전자산수익률의 역전 상태를 감안하면 이같은 추가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내년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역전세난 확산과 이자부담 가중에 따른 급매 증가 영향으로 공히 5% 이상의 하락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은 신규 투자보다 지키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가구까지 쌓이면서 매매거래가 월 4000건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내년 부동산 매매시장은 높은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및 대출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실수요자가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므로 매매가격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반대로 주택가격 상승 전망도 존재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내년 4월 총선 후 정부의 부동산 수요 진작 정책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 주택가격 상승폭이 다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연구원은 "서울 및 수도권보다는 지방이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의 전년동기 대비 회복이 더 빠른 모습"이라며 "핵심지역의 높은 주택가격에 대한 피로도가 수년간 축적된 상황에서 투자수요가 더욱 빠르게 붙을 지역은 지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로 주택 구입여력이 크게 감소하고 특례보금자리론도 제한됐지만 올해초 발생했던 가격하락의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금리고점 인식과 하락에 대한 기대, 신생아특례대출 등 유동성 공급이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년 공급절벽 우려 커져

건산연은 내년도 고금리·고물가의 뉴노멀로 수요와 공급이 동반 침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도 분양 규모가 26만가구로 올해 전망치(25만가구)보다 소폭 증가하겠지만 전년(28만7624가구)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수요 측의 낮은 수분양가 선호로 인해 쏠림이 있을 것"이라며 "비교우위 사업장은 올해까지 분양을 추진하는 한편, 공급자 금융조달 어려움으로 신규 사업 진행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 역시 내년도 분양물량을 24만~28만가구 정도로 점쳤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공급시장 위축으로 내년에도 유의미한 공급 확대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내년 전국 아파트 분양공급은 24만가구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25년 입주물량 급감을 앞두고 신규분양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 연간 25만가구 이상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축소 영향이 클 서울·수도권보다는 지방의 회복 강도가 더 강하고 전반적인 회복세는 연말로 갈수록 뚜렷해질 것"이라고 봤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분양물량은 25만가구로 전망하나, 산업악화가 이어져 예정 분양물량 추정치의 변동폭은 커질 것"이라며 "분양물량 반등의 키 포인트는 매매가격의 지속적인 상승과 금리하락"이라고 설명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불확실한 분양경기와 공사비 증액 협의 지연으로 많은 물량이 내년으로 이연됐다"며 "내년 초에는 올해 물량을 우선적으로 소화한 뒤 예정된 단지들의 분양을 본격 시작해 '상저하고'의 분양 패턴이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연간 전망치는 올해(23만가구)보다 21%가량 증가한 28만가구 수준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분양시장은 올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30만가구를 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지역별로 올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눈치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흐름에 따라 시황이 움직이고 분양물량이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분양시장의 회복을 예상한다"면서도 "올해 분양물량이 극도로 부진했던 만큼 2025년 이후 공급절벽에 대한 충격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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