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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값 1.8% 하락"…하지만 수도권은? 서울은?

  • 2024.06.12(수) 06:36

건산연, 2024년 하반기 경기전망 세미나
하반기 수도권 집값 보합…연간은 -0.5%
종부세 폐지 등 친시장 정책에 예상 낙폭 줄어
전세는 비아파트 기피…소형 아파트 수요 증가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전년보다 1.8% 하락하는 반면 전세가격은 3% 상승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하반기만 볼 때 매매시장의 경우 수도권은 현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지방은 낙폭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이동하면서 전셋값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업계에선 고금리와 높은 공사비로 인해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대한 선별적 수주만 이뤄질 거란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경기 타격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 3년간 주택 매매 가격 흐름 및 2024년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신생아론 효과?…"시장영향 미미"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1.8% 하락하는 반면 전세가격은 3%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은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 1~4월 0.5% 하락한 데 이어 연간으로 1.8%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제시한 올해 연간 전망치(-2%)보다 예상 낙폭을 줄였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상반기 정책금융 상품에 의한 유동성 유입과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 당초 예상보다 시장 친화적 정책들이 논의됐다"고 예상치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도권과 지방 집값은 0.5%씩 하락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수도권이 보합으로 올라서는 반면 지방은 -2.5%로 하락폭을 키울 전망이다. 연간으로는 수도권 -0.5%, 지방 -3.0%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지난 2년간 발표된 규제 완화가 시장에 영향을 지속했고 5조2000억원 수준의 정책금융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입됐다"면서도 "절대적 가격 수준이 부담스럽고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하향조정폭이 크지 않아 거래 활성화가 지속되리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정책금융 중 핵심인 신생아특례대출의 시장 영향이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대비 4분의1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으로 매매시장에 유입된 43조4000억원에 비해 신생아특례대출 규모는 10조원으로 예상된다는 게 건산연 분석이다.

전국 전세시장의 경우 올해 1~4월 0.2%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 2.8%로 상승폭을 키울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전세가격 상승률은 3.0%로 당초 예상치(2.0%)보다 높여잡았다. 2022년(-5.6%), 지난해(-5.0%)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3년 만에 연간 플러스로 돌아서는 것이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전세자금대출 금리인하 속도가 주택담보대출보다 빨라 이자 감소폭이 컸다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남은 기간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듯하다"며 "연립·다세대 전세 기피 현상이 예상보다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최근 3년간 주택 전세 가격 흐름 및 2024년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민간수주 16% 감소…PF 구조조정 먹구름

건설업계는 남은 한 해도 어려운 업황을 견뎌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산연은 올해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10.4% 감소한 170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던 건설수주는 지난해 189조9000억원으로 1년새 17.4% 줄었다. 발주 부문별로 보면 공공은 0.8% 증가하지만 민간은 16.1%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지혜 연구위원은 "하반기 부동산 PF 구조조정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며 "높은 공사비로 인해 선별적인 수주가 이뤄지면서 건설수주가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전년 대비 1.3% 줄어든 302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 2년간 건축 착공이 감소한 영향에 올해 주거용, 비주거용 건축투자가 모두 부진할 거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공급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과 함께 건설경기 및 부동산시장 회복을 위해 '민간공급'을 확대하는 게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하반기에 부동산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로 인해 실제 수요 확장성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수요 위축의 영향이 큰 지방에서 미분양 적체가 심각하다"며 "착공하지 못한 채 대기하는 물량도 급증해 공급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송도랜드마크시티의 조현욱 개발사업본부장은 "민간공급이 전무한 상황이라 시장 전망이 무색하게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며 "민간공급을 활성화할 대책을 마련해 부동산시장 대란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익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장은 "PF 연착륙을 위해선 사업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금융당국의 일률적·획일적 사업성 평가로 인해 '옥'을 '석'으로 잘못 볼 우려도 있다"며 "만기연장 제한에 있어 정상 사업장은 예외로 하는 등 건설업계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건설업계가 지속 문제제기하는 책임준공의 경우도 사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파업, 전염병 등을 예외사유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건설사가 채무나 미분양을 모두 떠안는 대신 사업지연에 따른 연체이자만 부담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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