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수 1위 이디야커피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메가커피가 최근 3년간 1240억원이 넘는 금액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메가커피를 인수하며 투입한 1400억원을 3년 만에 거의 다 회수했다.
진짜 배당왕은 누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가MGC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는 지난해 502억원을 배당했다. 당기순이익 564억원의 89%를 배당에 사용했다. 지난해 벌어들인 돈의 90%를 주주들에게 나눠준 셈이다.
눈에 띄는 건 이번 배당이 최근 3년 중 가장 현금배당성향(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수치)이 낮은 해였다는 점이다. 지난 2022년 앤하우스의 현금배당성향은 98%였다. 순이익 410억원 중 402억원을 배당했다. 2021년에는 배당성향이 100%에 달했다. 이 해에 앤하우스는 순이익 337억9086만1452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1452원을 제외한 337억9086만원을 모두 배당에 사용했다.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주요 식품 기업들의 배당과 비교해 봐도 앤하우스의 배당금은 많은 편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오리온은 지난해 494억원을 배당했다. 오리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앤하우스의 10배가 넘는 3849억원이다.
앤하우스의 배당금은 우윤파트너스와 프리미어파트너스가 나눠 가진다. 지난해 우윤파트너스는 194억원을 챙겼다. 우윤파트너스는 김대영 메가커피 대표와 부인인 나현진 씨가 지분 99%를 보유한 회사다. 나머지 1%를 보유한 한다자산운용 역시 나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다. 사실상 김 대표 부부가 배당금을 고스란히 가져가는 셈이다.
이는 커피 프랜차이즈는 물론 전체 유통·식품업계를 놓고 봐도 눈에 띄는 금액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오리온의 이화경 부회장이 173억원을 챙겼고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143억원,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10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200억원 이상을 챙긴 건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도다.
인심 좋은 이유
사실 앤하우스는 고배당을 실시하던 기업은 아니었다. 2020년에는 순이익 214억원 중 60억원만을 배당했다. 2019년에는 149억원 중 40억원을 배당하며 20%대 현금배당성향을 유지했다. 다른 식품유통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앤하우스의 배당성향이 가파르게 치솟은 건 2021년 김대영 대표의 우윤파트너스가 앤하우스를 인수하면서부터다. 김 대표와 나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상장사 보라티알이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특수목적회사(SPC)인 엠지씨홀딩스를 통해 1400억원에 메가커피를 인수했다.
이후 앤하우스는 3년간 1240억원을 우윤파트너스와 프리미어파트너스에 배당하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앤하우스의 최근 3년간 현금배당성향은 94.7%다.
앤하우스는 김 대표에게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을 하면서도 김 대표가 보유한 보라티알에서 연 4.6% 금리로 200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이를 통해 보라티알은 지난해에만 9억원 가까운 이자수익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90%대 고배당을 하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며 "거의 모든 이익을 최대주주에게 배당하면서도 최대주주가 대표로 있는 관계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건 이례적인 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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