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의 생활형 숙박시설인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생숙 가운데 처음으로 용도변경에 성공한 사례가 나온 것이다.
서울시는 전날 제3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수권소위원회를 열고 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대상지인 CP2 블록은 마곡지구 내 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인 마곡나루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캐슬 르웨스트'다. 위원회는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로 계획된 대상지에 오피스텔 용도를 허용키로 했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이 단지는 최고 15층, 5개동, 876실 규모의 생활숙박시설이다. 2021년 분양 당시 전용 84㎡의 분양가가 최고 16억1000만원이었지만 평균 657대 1 경쟁률로 흥행했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현재 공정률은 99.6%로 이달 31일부터 입실을 시작한다.
생숙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대체 투자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생숙의 주거용도 사용을 금지하고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건축물 가액의 10% 이내 이행강제금을 연말부터 부과한다고 예고하며 혼란이 생겼다.
수분양자들이 들어가 살 수도, 전세를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부 수분양자들은 롯데건설과 마곡마이스PFV 등을 상대로 '사기분양 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숙박업 등록을 해야 이행강제금 부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전국 생숙 10만3820실 가운데 약 1.1%인 1173실만이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마쳤다. 최근까지 관할구청인 강서구에 민원이 빗발쳤고, 구가 서울시에 건의하면서 오피스텔 용도 변경이 가능해졌다.
서울시는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은 오피스텔을 허용하는 용도 계획과 이에 따른 주차장 확보 기준을 변경하는 주민 제안 내용"이라며 "마곡지구 내 생활숙박시설 및 오피스텔 현황 분석을 통해 도시환경 및 지역여건 변화 등을 종합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안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수권소위원회 심의를 수정 가결 통과함에 따라 주민 재열람 등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 고시된다. 이 생활숙박시설이 오피스텔로 바뀌면 숙박업 관련 이행강제금을 내지 않는 것은 물론 소유주의 거주나 전세 등 임대도 가능해진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오피스텔로의 용도 변경을 위해 롯데캐슬 르웨스트 옆 시니어 레지던스(VL르웨스트) 주차장을 야간 개방하고, 150억원가량의 공공기여를 하는 것을 서울시 등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