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로 불리는 한남뉴타운 가운데서도 대장으로 꼽히는 '한남3구역'이 대대적인 주택 대형화 추진에 나선다.
최근 중·대형 가구수를 동시에 늘리는 촉진계획변경(이하 촉변)을 추진하다 조합원 반발에 부딪히면서 전체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를 거친 결과다. ▷관련기사 : '한남3구역' 중대형 늘리는 계획변경 '깜깜이' 논란(8월5일)
10일 부동산·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8일 촉변 관련 조합원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결과 평형 비율과 관련해 조합원들의 불만과 민원이 대거 쏟아졌고 용산구청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도록 집행부에 요구하면서 전체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가 실시됐다.
설문조사 결과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대형 평형을 늘리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은 이어 이달 6일 이사회를 열어 대형 평형 비율을 30%로 변경해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기존 사업시행계획의 대형 평형 비율은 16.3%였다.
앞서 한남3구역 조합 집행부는 대형 100가구, 중형 454가구를 늘리는 내용으로 촉변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이 경우 대형보다 중형 가구수가 많이 늘어난다. 그런 만큼 중형에서 대형으로 이동하는 조합원보다 소형에서 중형으로 이동하는 조합원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후 전체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 대형을 기존 계획과 달리 30% 이상 수준으로 늘리자는데 의견이 모였다. 늘어난 대형 물량만큼 중형 배정 조합원이 대형으로 이동하고, 같은 규모로 소형에서 중형으로 이동할 수 있어 조합원 간 형평성이 제고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세부적으로는 전용 85㎡ 초과 대형 평형은 948가구에서 1711가구로 763가구(80.5%) 늘어난다. 이 경우 전체 가구수 가운데 대형 비중이 16.3%에서 30.1%로 높아진다. 60㎡ 초과 85㎡ 이하는 1851가구(32.6%) 그대로 적용되며, 60㎡ 이하 소형 평형은 3017가구에서 2123가구로 894가구 줄인다.
대형이 763가구 늘고 소형이 894가구 줄면서 전체 가구수는 5816가구에서 131가구 줄어든 5685가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전용 60㎡ 이하 임대가구수는 기존 876가구(사업시행계획)에서 925가구로 늘리기로 했다.
한남3구역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원 38만6400㎡ 부지에 5000가구 넘는 규모로 지어진다. 규모나 면적 면에서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대장으로 꼽히지만 4·5구역에 비해 대형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한남4구역의 경우 기존 기본계획에서 1167가구를 총 2331가구로 164가구 늘리면서 전용 85㎡ 초과를 기존 617가구에서 701가구(30.0%)로 84가구 늘렸다.
한남5구역도 총 가구수를 2555가구에서 2560가구로 5가구 늘리고 전용 85㎡ 초과를 기존 750가구에서 869가구(34%)로 119가구 늘리는 변경안을 추진 중이다. 대형화를 통해 고급화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남3구역 조합 관계자는 "한남4, 5구역의 대형평수가 이미 30% 이상이었던 것에 반해 상대적으로 대형 비중이 너무 낮았다"면서 "기존 중대형 변경안은 일부만 혜택을 받을 수 있었고, 대형이 많아야 고급화 이미지와 집값 상승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대형화 추진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 비율 30% 이상 변경 추진은 인허가가 필요한 사안이다. 지자체에서 기존 사업시행인가시 확정한 가구수(5816가구) 유지를 요구할 수 있는 점도 과제다.
한남3구역은 용산구와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승인을 받기 위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이사회 의결로 확정한 조치계획의 입안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창원 한남3구역 조합장은 "대형 비율을 30%로 변경해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른 시일 내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고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합이 변경을 계획한 면적별 가구수는 건축심의 과정에서 다시 일부 변경될 수 있다. 한남3구역 조합 집행부는 세부적인 면적별 가구수와 관련해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고시 후 다시 조합원 선호도 조사를 시행해 추가 반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