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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24억 래미안 원페를라…분양가는 '방배대장'

  • 2025.01.17(금) 18:15

방배6 재건축, 일반분양 절반이 전용 84㎡
국평 계약금 4.9억…11월 입주 자금마련 '빠듯'
'반포 인접한 평지' 장점이지만 단지 규모 작아

17일 오전 10시께,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 내부로 들어서니 피에로 분장을 한 '키다리 아저씨'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풍선과 솜사탕을 받아 든 아이가 부모 손을 잡고 에스컬레이터로 향했다. '퍼스널 컬러' 진단, '네컷사진' 촬영 등 이벤트 부스에도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 건물 4층엔 서초구 방배동에 분양하는 '래미안 원페를라' 견본주택이 마련됐다. 설 연휴를 앞두고 마수걸이 분양에 나선 만큼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즐길 거리를 준비했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는 19일까지 3일간 공개되는 견본주택을 관람하기 위해 사전 예약한 사람은 약 6000명이라고 한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견본주택이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 마련됐다. /사진=김진수 기자

국평 주력이 타워형…돌출 발코니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초구 방배동 방배6구역 재건축을 통해 '래미안 원페를라'를 공급한다. 1097가구 가운데 일반분양은 482가구다. 일반분양 전용 59~120㎡ 가운데 '국민평형'인 전용 84㎡가 265가구로 55%에 달한다.

견본주택엔 59A, 84B 타입 유니트가 마련됐다. 전용 59㎡(157가구) 중 가장 많은 물량이 배정된 59A(72가구)는 전형적인 판상형 구조였다. 유니트를 둘러보던 한 남성은 "24평 치고는 거실이 넓어 보인다"고 말했다.

주력 타입인 84B(165가구)는 타워형 구조였다. 분양 관계자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구조로, 안방과 자녀 방이 분리돼 생활이 편리하다"며 "주방도 안쪽으로 매립돼 있어 주부의 프라이버시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견본주택 내부 유니트 모습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전용 84㎡ 이상은 안방 쪽에 좌·우측 개방형 발코니가 설치된다. 남편과 함께 견본주택을 찾은 한 여성은 "부부 욕실이 생각보다 넓게 나온 것 같다"면서도 "돌출 발코니는 활용도가 크지 않아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커뮤니티는 △1블록(스카이라운지, 어린이도서관, 키즈카페) △2블록(수영장, 사우나, 골프연습장, 영화관, PT룸) △3블록(스카이파티룸, 독서실 등)으로 나눠 마련된다. 모형도를 관람하던 한 여성은 "1블록에 가구 수가 제일 많은데 커뮤니티는 왜 2블록에만 집중됐냐"며 "블록끼리 연결되지 않아 이용하기 불편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올해 11월 입주 예정인 후분양 단지다.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24억5070만원으로, 한 달 뒤 내야 할 계약금(20%)만 4억9014만원에 달한다. 촉박한 일정 탓에 상담 부스는 자금 운용 방안에 대해 묻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상담 부스 직원은 "실거주 의무가 없어 잔금(20%) 때 전세를 놓을 수 있긴 하지만 중도금 대출을 받는 경우 여의찮을 수 있다"며 "예전엔 세입자들이 신축이면 무조건 들어오려 했지만 요새 전세 보증 문제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권에 입성하려는 수요는 늘 있으니 시세보다 낮게 놓으면 대출을 끼더라도 거래되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11월 입주 예정인 후분양 단지다. 촉박한 일정 탓에 상담 부스는 자금 운용 방안에 대해 묻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진=김진수 기자

임대 없고 평지 장점…덩치는 밀려

'래미안 원페를라'는 4·7호선 이수역과 7호선 내방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견본주택을 가기 전 현장을 둘러봤다. 내방역 5번 출구에서 큰길을 따라 걷다가 주택가를 지나 단지 경계까지 도착하는 데 5분 남짓 걸렸다. 경사를 느끼기 어려운 평지였다.

단지 경계 골목길을 8분가량 걸으니 방배초등학교가 나타났다. 방배초 방향 서쪽으로는 다소 경사가 있지만 걷기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혼자서 등교하는 저학년 아이도 만났다. '디에이치 방배'가 왕복 8차선의 서초대로를 건너야 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관련기사: [르포]방배동 언덕 위 거대단지…실거주의무 없다고?(2024년 8월16일)

방배동은 분양가상한제 지역이다. 하지만 분양가가 비교 대상 단지 시세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이 단지는 방배 권역에서 유일하게 임대 가구가 없다는 특징도 있다. 분양 관계자는 "임대주택 대신에 어린이공원과 사회복지시설을 기부채납하기로 했다"며 "아동복지시설과 노인복지시설 중 뭐가 들어올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래미안 원페를라' 현장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지난해 8월 분양한 '디에이치 방배'는 3064가구로, 방배동 재건축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국평 분양가는 최고 22억4450만원 선이었다. '래미안 원페를라'와 마찬가지로 이수역과 내방역이 가깝다. 단지 북쪽은 완만하지만 남쪽으로 갈수록 언덕 경사가 심해지는 지형이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반포, 서래마을 등과 가까운 장점이 있다. 디에이치 방배 쪽은 아파트 밀도가 높다.

방배동에는 작년 12월엔 707가구 규모의 '아크로 리츠카운티'가 공급됐다. 2호선 방배역까지 걸어서 5분가량 걸린다. 국평 분양가는 21억7120만원 수준이었다. 바로 옆엔 방배 신동아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오티에르 방배'가 자리했다. 이 밖에도 '방배 포레스트 자이', '방배 르엘'이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반포와 가까운 '래미안 원페를라'가 선호도는 높지만 규모가 큰 '디에이치 방배'가 대표성을 띨 것"이라며 "디에이치 방배가 방배동 신축 아파트 가격을 주도하고, 나머지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방배동에서 최근 분양한 단지들이 양도세 부담 때문에 조합원 매물이 거의 없다. 등기 이후에 그나마 좀 나올 것 같다"라며 "특히 디에이치 방배는 입주쯤 되면 프리미엄이 많이 붙어 평당 1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봤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다음 달 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4일 해당 지역 1순위, 5일 기타 지역 1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서울시 2년 이상 계속 거주자가 해당 지역 1순위를 신청할 수 있다. 전매제한은 3년이며 거주의무는 없다. 입주는 올해 11월 예정이다.

서울 서초 방배동 재건축 현황 위치도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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