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임대주택의 공급이 급격하게 줄었다. 분양 시장이 침체하는 등 건설사의 경영 부담이 커졌고 정부의 규제도 강화한 영향이다.
6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개인과 법인이 공급한 민간임대주택은 지난 2023년 6만6323가구에 그쳤다. 2018년에 33만4685가구가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80.2% 급감한 실적이다.

민간임대주택 공급량 감소는 분양 시장이 침체하고 건설비용의 상승으로 사업성이 나빠진 데다가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에도 영향을 받았다.
민간임대주택은 지난 2017년 12월 문재인 정부에서 세입자 보호를 위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급증했다. 민간등록임대주택 사업자에게 취득세, 재산세를 감면해 주고 종합부동산세의 합산배제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그해 민간임대주택은 22만6241가구가 공급됐으나 다음 해에는 33만4686가구로 10만 가구 이상 늘어난 것이다.
2020년에도 새롭게 등록된 민간임대주택은 개인과 법인이 각각 23만4277가구, 3만1086가구로 총 28만853가구에 달했다. 그러나 그해 7월 정부는 등록임대주택 제도가 다주택자의 투기와 세금 회피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단기임대주택(4년) 및 장기일반 매입임대주택을 폐지했다.
이후 민간임대주택 공급 규모는 2021년에 18만9151가구, 2022년에는 13만1660가구 등으로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민간임대주택의 공급은 감소하고 있으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민간임대주택 사업자는 임대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할 의무가 다. 임대차계약신고, 임대 의무기간 등을 준수해야 한다. 전세사기 피해로 안정적인 주거형태인 민간임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3월 공급한 '부산 래미안 포레스티지' 민간임대주택 220가구는 사흘 만에 완판됐다. 지난 4월 서울 용산구에 공급된 '용산 남영역 롯데캐슬 헤리티지' 민간임대주택도 평균 9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HMG그룹이 이달 충북 청주시 서원구 장성동 일원에서 분양하는 '신분평 더웨이시티 제일풍경채'의 청약 경쟁률을 통해서도 민간임대주택 수요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당 단지의 시공은 제일건설이 맡았다. 총 1448가구 중 655가구가 일반분양, 793가구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임대사업자가 주택을 10년 이상 임대할 목적으로 취득해 임대하는 주택)으로 청약 시장에 나온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공공임대주택은 청약 조건이 까다로워 접근성이 낮지만 민간임대주택은 비교적 유연한 조건으로 실수요자들에게 실질적인 주거 대안이 되고 있다"면서 "전체 임대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역할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