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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10억 vs. 100억 일감몰아주기 세금은 21배

  • 2013.07.04(목) 18:15

기업오너 1인당 1000만원 과세…세수보다 상생

지난해 일감몰아주기로 이익을 본 기업 오너 일가 1만명에 대한 증여세 과세가 시작됐다. 과세 방식은 자진 신고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달 말까지 제대로 신고하지 않으면 거액의 가산세를 물게 된다.

 

이들에 대한 증여세는 일감몰아주기 수혜 기업의 세후 영업이익과 기업간 거래비율, 오너 일가의 주식보유 지분에 따라 결정된다. 이익을 많이 내고 일감을 몰아준 비율과 오너 보유지분이 높을수록 세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된다.

 

증여세는 과세표준에 따라 10%에서 50%까지 세금이 올라간다. 증여받은 금액에서 일부 공제를 빼고 계산한 과세표준이 1억원을 넘지 않으면 10%의 세율을 적용하지만, 과세표준 5억원을 넘으면 50%, 30억원을 넘으면 50%로 세율이 확 높아지는 구조다. 따라서 증여의제이익(증여로 간주되는 이익)이 결정되는 구간에 따라 세액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 가상의 증여세 비교

 

4일 국세청에 따르면 일감몰아주기 수혜 기업의 지난해 세후 영업이익이 1억원이고 특수관계법인 거래비율이 70%, 지배주주의 직접주식 보유비율이 50%인 경우 내야 할 증여세는 169만2000원으로 계산됐다.

 

과세의 기준이 되는 증여의제이익[세후영업이익×(특수관계법인거래비율-30%)×(주식보유비율-3%)]은 1880만원이며, 세율은 10%가 적용돼 188만원의 증여세가 산출된다. 이달 내 신고할 경우 혜택이 주어지는 10%의 세액공제를 포함해 최종 세액이 나왔다.

 

거래비율과 주식보유비율이 같다고 가정할 때 이 기업의 지난해 세후 영업이익이 10억원이면 최종 증여세는 2484만원으로 늘어난다. 세후 영업이익이 10배 불어날 때 세금은 14배 증가한 것이다. 증여의제이익이 1억8800만원으로 계산되면서 1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0%의 증여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세후 영업이익이 100억원이면 최종 세액의 차이는 더 커진다. 증여의제이익이 18억8000만원으로 늘면서 10억원을 넘어선 부분은 40% 세율이 매겨지고, 결국 증여세는 5억3280만원에 달한다. 증여세율이 높아지면서 세후 영업이익이 10억원일 때보다 21배 급증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세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인 기업은 내야 할 증여세는 80억원으로 세후 영업이익 100억원 기업의 세금보다 15배 정도 많다. 물론 거래비율과 주식보유비율이 높아지거나 낮아질수록 세액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 실제 일감몰아주기 세금은 고작…

 

기업이 일부러 세후 영업이익을 줄이긴 쉽지 않기 때문에 발빠른 기업 오너들은 특수관계 거래비율이나 주식보유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 정부가 노리는 대목도 세수확보 차원보다는 오너 일가의 일감몰아주기를 떼어 기업들의 상생을 유도하는 데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일감몰아주기로 걷을 수 있는 세금은 연간 1000억원에 불과하다. 과세대상 1만명에게 1000억원을 걷는다는 의미는 1인당 1000만원 꼴이다. 기업 오너 일가에게 걷는 세금 치고는 액수가 상당히 적다.

 

정부의 예상보다 실제 증여세 과세 액수가 더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2011년 결산 자료를 기준으로 기업 오너들에게 과세할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757억원이었다.

 

기업인들 중에도 개별 세액이 100억원을 넘는 경우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138억원)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118억원)밖에 없었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각각 98억원, 88억원의 증여세가 예상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78억원으로 추정됐다.

 

올초부터 현대차와 SK 등 대기업들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비율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일감몰아주기 해소 움직임도 탄력을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나 배당소득과의 이중과세 등 위헌의 소지가 있어 오너들의 줄소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세청은 이날 기업 오너들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에 모두 안내문을 보내 일감몰아주기 과세 신고를 독려했다. 세금을 내야할 당사자는 기업이 아닌 개인이지만, 보다 확실한 과세를 위해 기업 재무담당자를 향해서도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오랜 준비를 거쳐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시동을 건 국세청이 경제민주화와 상생, 세수 확보의 난제를 풀어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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