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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개편, 다시 70년대로

  • 2016.07.06(수) 18:20

박정희 정부 과표구간 '16단계'…최고세율도 70%
노태우 정부부터 간소화·세율인하 물결 이어져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소득에 맞게 세금을 더 차등 부과하자는 법안이 발의됐다. 과표구간을 대폭 늘려 소득별 과세가 보다 세밀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조금 버는 사람에게는 감세를, 많이 버는 사람에게는 증세를 하자는 내용이다.

6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최고세율은 현행 38%에서 50%로 올리고, 5단계로 구분된 과세표준 구간은 13단계까지 늘어난다.  ☞관련기사: "직장인 소득세 확 깎아주자"

일각에서는 과표구간이 한꺼번에 많이 늘어 납세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세무사들은 "세무처리는 전산을 통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복잡해진다거나 혼선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관련 우려를 일축했다.

◇ 70~80년대 '16단계' 과표구간
 
개정안은 과세표준 구간을 13단계로 세분화해서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소득에 따른 세금 부담을 더욱 정교하게 설계했다. 소득세를 낼 때 형평성 문제를 일으키는 '문턱 효과'를 방지한다는 취지다.
 
실제 과거 정부에서는 과표구간이 더 세분화된 적도 있다. 1975년부터 1989년 대규모 세제개편 전까지 15년 동안 종합소득세율 과표구간은 16단계를 유지했다.

최저세율 8%가 적용되는 첫 번째 구간이 24만원 이하에 8% 세율, 두 번째 구간부터 ▲48만원 이하 10% ▲72만원 이하 12% ▲96만원 이하 15% 등의 순이다. 4800만원을 넘는 최고소득구간에는 세율이 무려 70%까지 적용됐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 prtsy201@

1980년 당시 근로자 4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22만4321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개정안과 비교해도 현재 세율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올해 근로자 4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39만3154원이다.

1980년대 당시 높은 세율로 거둬진 세금은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의 경제개발 재원 자금으로 쓰였다.

◇ 세율 내리고 단순하게 개편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9년 16개 다단계 세율체계를 8단계로 급격하게 줄이는 세제개편이 실시됐다. 이 과정에서 최저세율과 최고세율은 각각 5%, 50%로 줄었고 이 같은 과표구간 단순화와 세율인하는 2012년 전까지 계속됐다. 

김영삼 대통령이 집권한 1996년 과표구간은 4단계로 간소화했고, 최고세율은 40%까지 떨어졌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과표구간은 4단계로 유지되는 한편 최고세율이 1~4%P 추가 감소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부터는 최고세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35%에서 그대로 유지됐으며, 저소득층 등에 대한 세율이 1%P 더 내려갔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물살이 거세짐에 따라 정부의 세제개편도 이 같은 요구를 반영했다. 과표구간은 한 단계 늘어 5단계로 개편됐고, 최고세율 또한 38%로 소폭 올랐다.
 
다만 고소득층이 포함되는 마지막 두 단계 과표구간이 3억원 이하와 초과로 나뉘는 데 그치는 등 세분화하지는 못했다. 2014년들어 이 구간이 1억5000만원 이하와 초과 구간으로 바뀌었지만, 이 구간에 대한 추가 세분화 요구는 여전하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 prtsy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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