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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삼성전자 액면분할과 세금

  • 2018.03.14(수) 13:02

거래량 늘고 주가 올라 거래세수 증가할 듯
거래정지 기간 단축으로 세수 손실 최소화

 
요즘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식 액면분할이 화두입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1위로 시장을 이끄는 대장주인데요. 주식 투자자라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액면분할 전후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은 시장과 투자자들만의 관심사항은 아닙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1등 기업의 변화는 여러가지로 신경 쓰이는 일인데요. 증권거래세도 그 중 하나입니다.
 
증권거래세는 상장주식의 경우 거래대금의 0.3%(농어촌특별세 0.15% 포함) 세율로 걷히는데요. 원천징수의무자인 증권사가 한달 동안 걷은 증권거래세를 모아서 다음달 10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납부합니다.
 
삼성전자의 거래대금은 지난 13일 하루에만 1조원(1조232억원) 규모에 달했으니 이날 삼성전자 종목 하나에서만 30억원의 증권거래세가 걷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웬만한 중견기업의 1년치 법인세액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그렇다면 액면분할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이론적으로는 액면분할이 증권거래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증권거래세는 거래대금에 정해진 세율로 세금을 걷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이 쪼개어지는 것과는 무관하죠. 100만원짜리 주식 1개가 거래된 경우와 1만원짜리 주식 100개가 거래된 경우의 거래세는 동일하니까요.
 
하지만 액면분할로 인해 거래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거래대금이 변한다면 거래세도 영향을 받겠죠. 주가가 오르거나 거래량이 늘면 거래대금이 증가해서 증권거래세가 더 걷히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대다수 종목이 액면분할 직후 거래량이 늘고 주가도 상승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액면분할한 기업 25곳 모두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는데요. 19사는 주가가 올랐고 18개사는 시가총액이 평균 92% 증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1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는데요. 이에 따라 보통주는 1억2839만주에서 64억1932만주로 늘어나고 우선주 등 종류주식은 1807만주에서 9억363주로 증가합니다. 
 
1주에 250만원 하는 삼성전자 주식이 5만원짜리 50개로 쪼개지기 때문에 거래가 수월해지고 거래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확보 차원에서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을 반길만한 일이죠.
 
그런데 액면분할로 주식 거래정지 기간이 길어질 경우 세수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주식 액면분할을 위해 재상장을 하려면 신주권효력발생, 주주권리확정, 주권교체발행 등의 절차 때문에 최소 10거래일 이상의 거래정지가 불가피합니다.
 
최근 3년간 주식분할 상장법인 45곳의 평균 거래정지 기간은 15거래일(약 21일)이었고, 삼성전자도 오는 4월 25일부터 5월 15일까지 13거래일(21일간) 동안 거래가 정지될 예정이었죠. 하루 수십억원의 거래세수를 가져다주는 종목의 거래가 13일간 끊긴다면 세수입 타격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 수백억원의 세수가 날아가는 셈이죠.
 
다행히 지난 12일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증권사 등이 모여서 거래정지기간을 3일로 최소화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 거래정지의 타격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는데요. 거래정지 최소화로 증권사들뿐만 아니라 정부도 웃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액면분할 이후 거래량과 거래대금까지 늘게 되면 이래저래 세수입은 늘어나게 될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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