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 87% '해외'…세금 81% '국내'"
최근 삼성전자가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매출의 87%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면서 세금의 81%는 국내에 내고 있다는 뉴스가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삼성전자가 세금부담 때문에 본사를 해외로 옮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댓글을 많이 달았는데요.
뉴스의 출처는 삼성전자가 펴낸 '2018 지속가능경영보고서'입니다.
보고서 경제성과부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지역별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인 반면 미주(34%), 유럽(19%), 아시아 및 아프리카(18%), 중국(16%) 등 해외비중은 87%에 달합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로 사상 최대실적을 낸 것이 주요 배경입니다.
눈길을 끈 것은 지역별 조세공과금 납부 내역인데요. 2017년 한 해 동안 전세계적으로 삼성전자는 15조1000억원의 조세 및 공과금을 납부했는데 그 중 81%를 한국에 냈습니다. 매출비중이 높았던 미주지역(유럽 포함)은 8%에 그쳤고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10%, 기타 지역은 1%였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대목에 주목해 매출은 해외에서 올리는데 세금은 국내에 내는 게 이상하다, 비정상적인 거 아니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본사를 한국에 둔 기업이 돈을 벌어서 한국에 세금을 내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죠. 수출로 매출을 올렸다고 해서 수출 현지에 세금을 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해외 현지 생산공장의 매출은 해당 국가에 우선적으로 세금을 냅니다. 소득(법인)세는 소득이 발생한 국가에 세금을 내는 것이 원칙이고 조세조약도 대부분 그렇게 체결돼 있거든요.
삼성전자의 해외매출에는 국내 생산소득과 해외 생산소득이 섞여있는데,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견인한 반도체의 경우 기흥-화성-평택의 국내 생산라인에서 대부분의 실적이 발생했죠. 반도체 생산량 대부분을 해외로 수출했기 때문에 해외매출로 잡혔지만 매출이 나온 곳은 한국인 겁니다.
해외 현지법인의 실적 중에서도 로열티 등은 한국 본사 매출로 잡힙니다. 해외 현지 법인이 배당을 할 경우에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본사가 배당소득을 챙기죠. 관련 세금은 당연히 한국에 내겠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수요자들이 독일산 자동차를 많이 구입하고 있지만 폭스바겐이나 벤츠 본사가 우리나라에 세금은 내는 건 아닙니다. 독일차 한국법인이 수입과 차량 유통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에 대한 세금은 한국에 내지만 차값에 대한 세금은 차를 생산한 독일 본사가 독일에 냅니다.
물론 특수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기는 한데요.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미국 기업이 본사를 아일랜드처럼 세금이 싼 국가로 이전하고 모국인 미국에 세금을 내지 않는 경우들인데요. 이는 사실상 조세회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이를 막기 위해 이른바 '구글세'와 같은 과세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 삼성전자 2017년 지역별 매출 비중
▲한국 13% ▲미주 34% ▲유럽 19% ▲중국 16% ▲아시아·아프리카 18%
■ 삼성전자 2017년 지역별 조세공과금 비중
▲한국 81% ▲아시아 10% ▲미주·유럽 8% ▲기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