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이 뭐길래 주가가 떨어질까요. 사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한 분할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나누기로 한 것이고요.
보통주 주식 수는 1억2839만주에서 64억1932만주로 늘어나고, 주가는 50분의 1로 가격으로 내려왔지만 실제 주식 가치가 떨어진 건 아니라는 얘깁니다. 만약 내가 250만원짜리 삼성전자 1주를 가지고 있었다면 5만원짜리 50주가 된 것뿐이죠.
액면분할 후 재상장일에 거래량은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거래량에도 주가는 하락하는 양상인데요. 액면분할 후 기준가격은 5만3000원으로 지난 4일 거래를 재개했지만, 하락세를 지속하며 4만91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24일 오전 현재 5만1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조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동안 높은 가격 탓에 삼성전자 주식을 바라만 봐야 했던 개인 투자자는 액면분할 소식이 반갑기만 했습니다. 이제 5만원대라 적은 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개인은 기다렸다는 듯 매수 주문을 걸었고,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폭증했던 겁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계속 팔았는데요. 액면분할에 대해 외국인은 기업 가치에 대한 변화가 없는 이슈라고 평가해 오히려 실적 고점 논란으로 매도세를 유지한 거고요. 기관은 새로운 호재가 없이 주가가 힘을 받기는 어렵다는 인식에 매도한 겁니다.
개인, 그리고 기관과 외국인의 상반된 시각 탓에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건데요. 개인은 장기적으로는 거래량이 늘면서 결국 주가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고요. 외국인과 기관은 휴대폰 사업부에 대한 우려와 2분기 실적 감소 등이 더 큰 이슈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도 액면분할 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목표주가를 50분의 1로 나눠 제시했을 뿐 상·하향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리포트를 내놓은 증권사 중 KTB투자증권이 7만5000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고요. 이어 유진투자증권 6만6000원, 삼성증권 6만2000원, KB증권 6만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액면분할 자체가 기업 가치를 뒤흔들 만한 이슈는 아니라는 데는 동의하고 있고요. 단지 개인의 매수세 증가라는 호재와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실적 우려라는 악재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목표가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과연 향후 주가는 개인, 기관과 외국인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