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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금출처조사 대상일까

  • 2018.09.04(화) 08:21

40대 세대주 3억원 초과 주택취득자금 주의
소득·부채증빙 갖춰 자금 80% 이상 출처 입증해야

 
국세청이 부동산 취득자금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달 말 투기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편법 증여 혐의자 360명을 세무조사한데 이어 주택취득자금 검증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국세청의 과세 그물망은 어디까지 좁혀질까.
 
핵심은 자금출처다. 직업이 없는 어린 자녀가 고가의 주택을 취득했거나 근로소득 외에는 자금원이 없는 근로자가 갑자기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와 수십억원이 넘는 임야 등을 취득한 경우 취득 자금의 출처를 의심 받게 된다. 
 
# 자금조달계획서도 잘못 쓰면 세무조사
 
국세청이 부동산 세무조사를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는 투기과열지구는 지난해 9월부터 이미 주택 취득자금 조달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받고 있는 곳이다.
 
서울 전체와 경기 과천, 성남 분당구, 세종특별자치시, 대구광역시 수성구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3억원 넘는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계약 체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시군구 토지과에 주택취득자금 내역을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지 않으면 소유권 이전등기가 불가능하고 미신고하는 경우 500만원, 허위로 신고하는 경우 거래금액의 2%를 과태료로 물린다. 또 불분명한 자금출처에 따른 세무조사도 뒤따를 수 있다.
 
최근 세무조사 대상이 된 사람들은 취득자금 조달계획서 의무제출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9월 이전에 집을 구입했거나, 그 이후에 구입했지만 조달계획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계획서에는 자기자금(예금, 부동산 매도액, 주식채권 매각대금, 보증금, 현금 등)과 차입금(금융기관 대출, 사채, 기타) 등이 총 매수금액과 일치해야 한다. 그런데 국세청의 세무조사 사례를 보면 숫자상으로 계획자금과 매수금액이 일치하긴 했지만 증여 받은 사실을 숨긴 경우가 대다수였다. 
 
A씨의 경우 자신이 보유한 현금을 취득자금 출처로 명시했지만 그 돈이 부모로부터 증여세 신고 없이 변칙증여된 자금이었고, B씨는 부모 계좌에서 ATM기로 수차례 현금인출한 경우이고, C씨는 부모가 납입한 연금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자금을 마련했다가 편법증여로 걸렸다.
 
# 80%만 입증하면 되지만…소득·지출 내역 중요
 
물론 국세청의 자금출처조사가 나오더라도 자금의 출처만 명확하고 떳떳하다면 문제될 게 없다. 특히 취득자금의 80%만 입증하면 증여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취득자금이 10억원이면 8억원까지만 소명하면 된다는 뜻이다.
 
자금출처를 증명하는 방법은 소득과 대출, 보증금 등 자금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근로소득과 이자·배당·기타소득은 소득세 원천징수영수증이 필요하고, 사업소득은 종합소득세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전세 낀 집이라면 임대보증금액이 적혀 있는 임대차계약서가 필요하고, 금융기관 대출을 받았다면 부채증명서, 또 다른 주택 등 재산을 처분한 자금이 있었다면 재산처분을 확인할 수 있는 계약서 등이 있으면 된다. 예금은 통장으로 검증이 가능하다.
 
단, 소득의 경우 과거에는 세금만 빼고 나머지를 취득자금으로 인정해 줬지만 최근에는 계좌 거래내역까지 꼼꼼히 들여다 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연봉이 1억원이라고 해서 1억원을 취득자금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신용카드사용내역, 자동차 할부금, 교육비, 의료비 등 지출된 내역을 제외하고 수입을 어떻게 운용했는지 계좌 거래내역과 잔금까지 확인해서 판단한다는 것이다.[도움말 : 박지연 세무사(세무회계여솔)]
 
# 증여추정 배제 ≠ 증여세 과세기준
 
국세청은 행정편의를 위해 '증여추정 배제기준'을 두고 있는데 이를 면세기준으로 오해하는 것도 금물이다.
 
국세청은 세무조사행정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일정액 이하의 자금은 증여로 보지 않고 있는데 이를 '증여추정 배제기준'이라고 한다. 증여추정 배제기준은 당초 30세 이상 세대주의 경우 주택취득자금 2억원까지, 40세 이상 세대주는 주택취득자금 4억원까지였으나 올해 4월부터는 각각 1억5000만원과 3억원으로 그 기준이 강화됐다.
쉽게 말해 나이 마흔살의 가장이라면 집값 4억원 정도는 스스로 마련했을 것으로 간주해 굳이 자금의 출처를 묻지 않았는데, 그 기준을 3억원으로 낮췄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주택가격을 고려하면 증여추정 배제대상이 되는 주택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서울의 경우 3억원 이하짜리 주택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증여 추정 배제기준과 증여세 과세기준을 착각해서는 안된다. 증여 추정 배제기준은 국세청 내부의 행정 가이드라인이지 증여세를 매기지 않겠다는 세금의 면제 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0세 이상 세대주가 전세 2억원을 끼고 부모에게 1억원을 지원받아 3억원짜리 주택을 취득한 경우 당장 자금출처를 묻지는 않지만, 3억원 중 1억원은 증여세를 자진해서 신고납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후 세무조사에서 20%(부정무신고는 40%)의 가산세까지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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