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선(사진) 샘표식품 사장이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을 회사에 빌려주고 매년 수천만원대의 임대료 수익을 올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지난해 박 사장에게 1485만원을 임대료로 지급했다. 박 사장은 샘표식품 지분 16.46%를 보유한 오너다. 오너가 회사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박 사장은 연봉도 높은 편이다. 2013년 박 사장은 총 9억6100만원을 받았다. 당시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3534만원이었다.
박 사장은 지난 2008년 1500만원의 임대료를 받은 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매년 3780만원씩을 받아갔다. 7년간 회사로부터 받은 임대료는 총 2억1885만원이다.
박 사장이 회사에 빌려준 땅은 샘표식품 이천공장 부지의 일부다. 1978년 샘표식품은 공장 부지로 경기도 이천에 11만5702㎡(3만5000평)을 매입해, 당시 임원들 이름으로 명의신탁했다. 1996년 부동산실명제 시행으로 소유권 분쟁이 생겼고, 박 사장이 임원들로부터 땅을 사들였다.
회사 관계자는 “땅 매입할 당시 법적인 문제로 법인이 땅을 살수 없어, 개인들이 사게 됐다”며 “원래 박 사장의 땅을 사용하지 않다가 물류창고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2008년부터 임대해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천지역은 경기도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 공장증설이 어려웠다"며 "창고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 회사이름 대신 박 사장 명의로 대출을 받아 창고 부지를 매입한 뒤, 이를 다시 회사가 임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사장이 받는 임대료는 부지구입 당시 대출받은 비용의 이자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 샘표식품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마르스사모펀드는 이와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패소했다.
지난해 박 사장은 이천 부지 일부를 제 3자에게 매각했다. 지난해 임대료가 줄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개인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얼마에 팔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이천 부지를 소유한 임원도 있다. 오경환 샘표식품 생산본부장(전무)은 2013년까지 회사로부터 1000여만원의 임대료를 받아오다, 지난해 회사 측에 개인이 소유했던 부지를 5억4800만원에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