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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경영인으로 소신지킨 박승복 샘표 회장 별세

  • 2016.09.24(토) 14:44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역임
55세 늦은 나이에 샘표 사장 취임
"소신지키니 두려울 것 없다"

▲ 박승복 샘표 회장 [사진=회사 제공]

 

공직자와 경영인으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박승복 샘표 회장이 23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샘표식품 창업주 박규회 회장의 장남으로 192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났다. 함흥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식산은행(현 한국산업은행 전신)에서 25년간 근무했다. 이후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등을 지냈으며, 1973년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을 역임하며 주민등록번호 제도 도입, 소양강댐 준공, 세종문화회관 설립 등을 추진했다. 원리원칙을 지키는 소신파로, 중재와 갈등 조정력이 빼어난 행정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샘표 경영은 공직생활을 끝낸 55세의 늦은 나이에 참여했다. 박승복 회장은 '내 식구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도 말라'는 선친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식품업 본연의 가치인 '품질'을 강조했다. 1987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간장 공장을 지었다. 그는 2009년 펴낸 회고록(장수경영의 지혜)에서 "원칙을 지키니 두려울 것이 없고, 건강하니 어떤 것도 거칠 것이 없다"는 소신을 밝혔다.


박승복 회장은 평소 직원들과 격 없이 지냈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매일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했다. 노조 설립을 먼저 권유했을 정도다. 노사간 신뢰가 쌓이면서 샘표는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노사분규가 없었다.


기업 총수답지 않은 검소함도 유명하다. 달력 뒷면과 이면지를 활용해 메모지로 이용했다. 박승복 회장은 자신이 타던 10년 된 자동차를 장남인 박진선 사장에게 물려줘 40만㎞를 타고서야 바꿨다는 일화도 있다.

 

박승복 회장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은 것이 식초다. 하루 세 번 식초를 마셔 ‘식초전도사’라는 별칭까지 생겼다. 흑초음료 '백년동안'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유족은 아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등 2남 3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7시. 연락처는 (02)3410-3151~3.


▲박승복 회장 약력


1922년 함경남도 함주 출생
1940년 함흥공립상업학교 졸업
1940년- 1964년 한국식산은행(현 한국산업은행 전신) 근무
1965년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1966년-1972년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등
1973년- 1976년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1976년- 2016년 샘표식품 대표이사 사장, 회장
1994년- 2016년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1992년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회장
1993년- 2014년 국총회 (국무총리실 출신 동우회) 회장
1993년- 2014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사, 부회장
1996년-2014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1998년-2001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1999년-2009년 한국식품공업협회 회장
2003년-2014년 한국회계기준원 총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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