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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복병 `수출`로 넘다..제약업계 2분기 선방

  • 2015.08.11(화) 10:18

유한·동아ST, 수출호조로 실적 양호
한미·종근당, 메르스·추징금 `직격탄`

제약업계는 지난 2분기 `메르스`라는 강력한 복병을 만났다. 그럼에도 주요업체의 2분기 실적은 수출이 매출액 성장을 이끌면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국내 제약사들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업체들의 역량이 강화됐다는 반증이다.   

 

10일 각 제약사가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7개 제약사들의 올 2분기 별도기준 매출 합계는 1조443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 합계는 122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0% 늘었다.

 

메르스로 인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입은 유한양행과 동아에스티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수익성을 만회했다. 녹십자, 보령제약은 주요 품목의 매출이 늘면서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한미약품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급감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종근당 역시 시장의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유한·동아ST..수출로 好실적

 

2분기중 유한양행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26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221억원)은 36.9%, 당기순이익(171억원)은 27.5% 증가했다.

 

김태희 현대리서치 애널리스트는 "6월 메르스의 여파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원료의약품(API)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1%, 13.1%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C형간염치료제 원료의약품(API)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분기 이 분야 매출액(253억원)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0% 늘었다. 올해 하반기에도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원료의약품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주요 품목의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3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이 계속되면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아에스티는 메르스의 여파로 전문의약품(ETC) 분야 매출이 부진했으나 수출이 증가해 수익성을 만회했다.

 

동아에스티의 올 2분기 매출은 13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156억원)에서 37.7%, 당기순이익(121억원)에서 95.7%의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금융투자는 동아에스티의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6% 감소한 785억원에 그쳤으나, 수출은 313억원으로 2.3% 늘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증가는 전년 동기 대비 판관비가 3.1% 감소한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배기달 애널리스트는 "신약 개발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으며 3분기부터는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 유지를 냈다.

 

◇"녹십자·보령, 메르스도 비껴갔다"

 

녹십자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268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5.3% 늘어난 302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2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7.5% 증가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녹십자의 웰빙 제제, 일반의약품(OTC) 제제, 수출 등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6.2%, 14.0%, 39.8% 증가했다. 특히 백신·전문의약품(ETC) 수출은 세자리수 성장을 기록했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백신 생산량의 증대로 원가 부담이 완화되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3분기엔 독감백신 매출 호조와 일동제약 지분 매각 차익으로 분기 사상 최대의 순이익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령제약은 매출 1007억원, 영업이익 70억원, 당기순이익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 63.2%,  64.5%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는 카나브, 겔포스, 아스트릭스, 탁솔, 멕스핌주 등 주요품목의 매출 성장에 힘입었다. 특히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R&D 비용이 17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2%포인트 증가했다. 비용 통제를 효율적으로 이뤘다는 평가다.

 

아울러 보령제약의 국내 15호 신약 '카나브'의 해외 시장 확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나브는 현재 30개국에 총 3억불의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하반기엔 일본 임상 허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정서현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9월 카나브의 허가를 위해 유럽 기관과 사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중동과 이머징시장에 추가 라이선스 수출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동제약의 2분기 매출은 1067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1% 증가한 5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51억원으로 92% 늘었다.

 

◇한미·종근당 '어닝 쇼크'

 

한미약품은 메르스의 직격타를 입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로 종합병원 관련 매출이 부진한 데 더해 연구개발(R&D)에 쏟아 부은 비용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올 2분기 한미약품의 매출액은 2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지난 3월 미국 일라이릴리사와 체결한 기술수출에 대한 계약금 550억원이 반영됐지만 영업이익은 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 급감한 수치다. 당기순이익(126억원)은 46.6% 증가했다.

 

김태희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에 기술수출 수익을 배분해 이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수익성 악화의 주 요인은 내수였다"라며 "주력 제품의 노후화와 메르스의 영향으로 기술수출료를 제외한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8.4% 줄고, 영업이익은 약 2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2분기 실적은 분명 실망스러운 수준이지만 올해들어 국내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으며 추가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며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종근당 역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종근당의 올해 2분기 매출액(140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53.4%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은 264억원 규모로 적자전환했다.

 

김현태 애널리스트는 "인원 증가에 따른 고정비 상승, 다수의 개량신약 개발에 따른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부진했다"며 "세무조사 추징금이 반영되면서 큰 폭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반면 종근당의 연구개발 성과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현태 애널리스트는 "종근당은 상반기 임상 승인건수가 19건으로 국내 회사들 중 1위를 기록했다"며 "파트너사인 미국 자프겐이 개발 중인 비만 신약 '벨로라닙'의 가치에 주목한다"며 목표가를 상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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