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한자리에서 모아 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은, 미국의 대통령도 아니고 시진핑이 유일할 겁니다. 우리가 중국 시장을 포기하면 미국 기업이 파고듭니다. 앞서 일본이 중국을 포기하면서 그 기회가 우리에게 넘어왔습니다."
▲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 교수가 27일 '시진핑 2기 한국 기업의 진로는'을 주제로 한 2018 차이나워치 포럼에서 강의하고 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 |
이왕휘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7일 비즈니스워치 주최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8 차이나워치 포럼'에서 '중국 인사이더' 측 주장에 힘을 실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인사이더'는 최근 사드 보복 이후 리스크가 높아진 시장 전망에도 중국에 남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중국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중국 엑시트'와 반대되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은 당분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세안(ASEAN) 시장이 뜬다고 하지만 그 규모가 중국의 절반에 못 미치고, 향후 30년간 격차가 크게 좁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고 인도가 많이 좇아간다 해도 2050년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이왕휘 교수가 인용한 2015년 9월 제8차 중·미 인터넷산업 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기념 사진. 애플의 팀쿡,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등 미국 IT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자리했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 |
이 교수는 특히 중국이 인공지능(AI)과 핀테크 등 디지털 분야에서 세계 최대를 넘어 최고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한국 기업도 관련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중국이 개혁 개방을 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데 중국의 글로벌 연결 지수는 국내와 비교해도 훨씬 높고 개혁 개방을 하지 않을 경우 많은 피해를 보기 때문에 개방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중국의 강력한 사이버 통제와 모순되는 부분으로 어느 순간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페이스북, 유튜브, 이베이 등 주요 IT 기업 서비스가 막혀 있다.
이 교수는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심천에는 미국 스타트업 등이 이미 많이 들어가 있으며 우리도 중국의 기술 수준을 무시할 게 아니라 배우고 활용해야 한다"면서 "핀테크 분야는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세계 최고"라고 밝혔다.
그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투자 네트워크를 보면 5% 이상 지분을 쥔 스타트업이 정말 많다"며 "우리 기업에게도 기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보복 이후에도 우리 기업은 잘 하고 있고. 일부 피해가 있었지만 2013년 이후 중국의 최대 수출국 지위"라면서 "이처럼 좋은 지위를 우리 기업들이 포기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난 25년간 이어진 중국과 선순환 관계는 끝나가지만 앞서 우리에게 시장을 내어준 일본처럼 중국을 포기하면 안 된다"면서 "서쪽을 면밀히 지켜보며 열심히 따라간다면 분명히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