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감소로 자취를 감췄던 활꽃게가 1년 만에 다시 대형마트에 등장했다. 금어기가 풀리면서 본격적인 가을 햇꽃게 어획이 시작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가을 햇꽃게 판매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꽃게 금어기 해제 다음날인 오는 22일부터 햇꽃게 판매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전국 80개 점포에서는 수조에 저장한 활꽃게(200g내외)를 3마리에 9900원에 판매한다. 나머지 점포는 빙장꽃게(200g내외)로 마리당 3000원에 판매한다. 빙장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꽃게를 얼음과 함께 포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마트는 올해 가을 햇꽃게의 신선도 강화를 위해 수조 판매 방식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수조 판매는 주로 랍스터, 대게 등 고급 어종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수산물을 활어차로 유통하고 산채로 판매하기 때문에 최적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롯데마트도 22일부터 28일까지 금어기가 끝나자 곧바로 어획한 신선한 햇 꽃게를 전점에서 선보여 ‘서해안 햇꽃게(100g 내외)’를 980원에 판매한다.
꽃게는 봄, 가을을 제철로 친다. 봄철 꽃게는 알이 꽉 찬 ‘암 꽃게’로, 금어기 이후 잡히는 가을 꽃게는 살이 꽉 찬 ‘숫 꽃게’로 유명하다. 이번에 선보이는 꽃게는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의 꽃게 금어기간을 마친 후 잡은 가을 꽃게다.
롯데마트는 올가을 안정적인 꽃게 물량 공급을 위해 10척의 꽃게 선단(20톤 이상)과 사전 계약해 물량을 확보했다. 전북 부안의 격포항, 충남 태안의 안흥항 등 서해 주요 항구에 수산 MD(상품기획자)를 상주시키며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올해 첫 진행되는 꽃게 행사 물량을 확보해 28일까지 약 150톤의 꽃게를 선보이는 한편 10월 말까지 지속적인 꽃게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햇꽃게 판매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산지 직송 ‘가을 꽃게’를 오는 23일까지 100g당 100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가을 꽃게의 산지 계약 어가 확대 및 물류 차량 추가로 확보 등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 이에 따라 올해는 역대 최대로 전국 홈플러스 139개 매장에 당일 직송, 오후 2시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아울러 신선도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해 전용 용기에 포장해 판매한다.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햇꽃게 판매에 나서는 것은 올가을에 전년대비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꽃게 판매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여름은 잦은 비로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민물이 늘면서 연근해 어장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수온도 상승했다.
또 꽃게 생산량이 적었던 작년과 비교해 올해는 각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꽃게 치어 방류사업의 규모도 더욱 커져 꽃게 개체 수가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꽃게 생산량은 최근 10년 사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을 꽃게 판매가 어려웠다.
현재 국내 꽃게 생산량은 정점을 찍었던 2010년 이후 매년 내리막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3만3193톤이던 연간 꽃게 생산량은 8년 만에 3분의 1 수준인 1만1770톤으로 감소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대형마트에서 처음으로 활꽃게 판매를 포기할 정도로 꽃게 시세가 급등하기도 했다. 전년대비 꽃게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다.
해양수산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어업생산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꽃게 생산량은 전년대비 28% 감소했다. 봄철 서해 바다 수온이 평년 대비 약 1℃ 낮아 연안으로 올라오는 꽃게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올 5월 꽃게 시세는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수컷 활꽃게 상등급 시세는 ㎏당 2만333원으로, 2015~2018년 5월 평균치 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꽃게 시세가 치솟자 알이 꽉 차고 살이 오른 암꽃게를 맛볼 수 있는 꽃게 제철인 4~5월 이마트에선 활꽃게 판매를 포기하고 전년도에 비축해둔 냉동꽃게로 판매를 대체했다. 하지만 올해는 꽃게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철 꽃게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이상훈 이마트 수산 바이어는 “꽃게 어획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올봄 신선한 활꽃게를 맛보지 못한 소비자들이 가을 햇꽃게 풍어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이마트는 더욱 신선한 활꽃게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자 수조 판매 방식을 기획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