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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이마트에 쿠팡까지…'PB 맛집' 경쟁

  • 2020.06.23(화) 17:22

쿠팡·배달의민족 등 이커머스도 경쟁 가세
차별화로 충성고객 늘리고 매출에도 효과적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이커머스까지. 국내 유통 업계에서는 수많은 업체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매장을 더욱 매력적으로 꾸미거나 배송을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해주는 등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충성 고객'을 만들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통 업체들이 '충성 고객'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는 대표적인 전략 중 하나는 바로 PB(Private Brand·자체 브랜드) 제품 개발입니다. PB 제품은 통상 유통사가 직접 기획·개발해 기존 제조사와 협업하는 식으로 만드는데요. 직접 만들어 팔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은 데다가 다른 유통 업체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여겨집니다.

최근 국내 배달 앱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PB 상품을 처음으로 내놓으면서 업계 안팎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식품이나 생필품을 30분 안팎의 시간에 배달해주는 'B마트'라는 서비스를 통해 PB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B마트의 경우 주로 1~2인 가구를 타깃으로 합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내놓은 PB 제품도 '네쪽식빵'과 '반반만두', '0.7공깃밥' 등 소량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시중에서 판매하는 즉석밥의 경우 남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판단에 그보다 양을 조금 줄인 '0.7공깃밥'이라는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은 겁니다.

'0.7공깃밥'의 제조사는 CJ제일제당입니다. 결국 시중에서 판매되는 CJ제일제당의 햇반과 같은 상품일 텐데요. 이 제품의 양을 줄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차별화를 꾀한 셈입니다. 1~2인 가구나 젊은 층 소비자 중에서 실제로 매번 즉석밥을 남기는 이들이라면 이 제품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듯합니다. B마트는 점차 PB 상품군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쿠팡 PB 브랜드 소개 화면. [사진=쿠팡]

이커머스 업체 중에서는 쿠팡이 PB 제품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쿠팡은 지난 2017년 생활용품 PB 브랜드인 '탐사'를 처음 선보인 바 있는데요. 특히 생수 제품인 '탐사수'는 쿠팡 내에서 단일 제품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등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업체들이 '초저가 생수' 제품을 줄줄이 내놓은 것도 이 '탐사수' 인기의 영향이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 유통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는 의미입니다.

쿠팡은 이후 식품 PB '곰곰'이나 패션·의류 PB '베이스알파에센셜' 등 총 16개 브랜드 1400개가량의 상품으로 PB 제품군을 지속해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마켓컬리도 지난 2월 '컬리스 동물복지 우유'라는 첫 PB 상품을 론칭한 바 있습니다. 마켓컬리가 그간 신선도와 품질을 강조해온 만큼 PB 역시 이런 특징을 내세운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마켓컬리 역시 올해부터 '컬리스'라는 PB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간 국내 유통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PB는 아마도 이마트의 '노브랜드'일 겁니다. 이마트는 지난 2015년 '노브랜드'라는 PB 브랜드를 선보였는데요. 그전까지만 해도 PB 제품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제품의 질은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노브랜드는 가격은 물론 제품의 질까지 잡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롯데마트 역시 지난 2017년 온리프라이스라는 PB 브랜드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는데요. 올해 2월 출시 3년 만에 누적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 PB '온리프라이스' 제품들. [사진=롯데쇼핑]

편의점 역시 PB에 공을 들이는 대표적인 업계입니다. GS25 지난 2016년 'YOU US'라는 브랜드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PB 제품을 확대하기 시작했고요. CU 역시 같은 해 '헤이루(HEYROO)'라는 브랜드로 PB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PB 제품은 이제 우리 생활에 일상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느 유통 채널을 이용하든 가격도 저렴하고 제품의 질도 좋은 PB 브랜드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진 건데요. 

실제 편의점과 대형마트 전체 매출에서 PB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안팎에 달한다고 합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전체 고객 중 온리프라이스 제품을 구매하는 비율은 2017년 37%에서 지난해 61%로 증가했습니다. 매장을 방문한 10명 중 6명의 고객이 롯데마트의 PB 제품을 구매한 셈입니다.

최근 수년간 국내 유통 업계에서는 배송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는데요. 이제는 너도나도 당일배송, 새벽배송 시스템을 갖춰가면서 이 경쟁도 다소 잦아드는 모양새입니다. 배송 속도로는 더는 빨라질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유통 업체들의 PB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른 경쟁사에서는 구매할 수 없는 매력적인 상품들을 갖추는 게 앞으로 유통 업체들의 주요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성비 갑'인 상품이 많아지면 나쁠 게 없습니다. 국내 PB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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