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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알바 전성시대]上. 걸어서도 OK…'나도 배달해볼까'

  • 2020.08.10(월) 09:28

쿠팡·배민 이어 편의점까지…급증하는 일반인 배달
업체는 배달·배송 수요 채우고…'알바생'은 추가 수입

일반인 배달 아르바이트 전성시대다. 배송이나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인이 아니라 일반인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배송에 참여하는 이들이다. 쿠팡 플렉스와 배민 커넥트에 이어 최근에는 편의점 업체까지 나서면서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 해석은 엇갈린다.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니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있다. 반면, 불안정한 일자리만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인 배달 알바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봤다. [편집자]

2년 전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가 등장했다. 쿠팡이 선보인 '쿠팡 플렉스'다. 쿠팡 플렉스는 전문 배송 기사가 아닌 일반인이 지원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배송 업무 서비스다. 부수입을 원하는 회사원은 물론 주부나 대학생 등이 짬이 날 때만 유연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아르바이트'와는 성격이 달랐다.

쿠팡 플렉스는 신호탄이 됐다. 이후 국내에는 일반인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배송이나 배달을 하는 일자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 업체인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커넥트를 선보였다. 음식 배달도 일반인이 자전거 등을 타고 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GS25와 CU 등 편의점 업체도 일반인 도보 배달 서비스를 내놨다. 이런 일자리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 GS25·CU도 '일반인 배달' 서비스 선보여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최근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딜리버리(우딜)'를 시범적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모바일앱을 통해 GS25 편의점 배달 상품을 주문하면 일반인 배달 지원자가 주문 콜을 잡아, 걸어서 전해주는 방식이다. 배달 한 건당 2800원에서 3200원을 받는다. 

GS리테일 측은 "도보를 통해 배달하는 콘셉트로 오토바이 등의 운송 기기나 관련 면허가 없는 일반인들도 일상생활 중의 도보 동선에 부합하는 배달 건이 있으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GS리테일은 이 서비스를 우선 지난 3일부터 서울시 강남구 소재 3개 GS25에서 테스트 운영하고 있다. 오는 17일부터는 서울 전 지역의 GS25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아울러 이달 말부터는 전국의 GS25와 일부 GS더프레시(구 GS슈퍼마켓)로도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이달 중 근거리 도보 배달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도보 배달 전문 업체인 엠지플레잉과 업무 제휴를 맺고 서울 지역 CU 500여 개 점포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택배·음식배달 시장 급성장…전문 배달원으로는 부족

편의점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일반인 배달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쿠팡이 쿠팡 플렉스를 통해 '택배 배송'을 일반인도 할 수 있게 하면서 만든 새로운 시장이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쿠팡에 따르면 올 초 쿠팡 플렉스의 배송 건수는 일 평균 4000건가량이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택배 주문이 빠르게 늘어나자 쿠팡 플렉스의 지원자 역시 하루 1만 2000건가량으로 뛰었다. 이후 쿠팡 플렉스의 하루 배송 건수는 평균 6000~7000건 정도로 추정된다. 배민 커넥트의 경우 총 배달 등록자는 3만여 명이고, 이중 1만명 가량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국내 택배 시장과 음식 배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물량은 27억 8980만개로 전년 동기(25억 4278만개) 대비 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14만 598개에서 7년 만에 두 배로 커졌다. 배달 앱 시장 역시 이용자 규모가 지난 2013년 87만명에서 지난해 2500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체들은 이처럼 빠르게 커지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인 배송·배달 일자리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부수입을 원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것도 이런 흐름에 맞아떨어졌다. 통계청이 내놓은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국내 투잡(직업과 부업을 병행) 희망자는 약 78만 명에 이른다.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한 배달 업체 관계자는 "주문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에 맞춰 전문 기사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반인 배달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도보부터 오토바이까지…음식 배달 건당 3000원 수준

여러 기업이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일자리'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쿠팡플렉스의 경우 택배 물품을 다루는 만큼 자차(自車)를 이용하는 배송하는 방식이다. 배송 박스당 1000원 안팎의 수익을 얻는다. 다만 수수료는 배송 시간대나 당일 주문량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박스당 1000원대 정도였던 배송 수수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문량이 급증해 일부 지역에서는 400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반면 주문량은 그대로인데 지원자가 많을 경우 박스당 800원 정도로 떨어지기도 한다.

음식 배달의 경우 도보, 자전거, 오토바이, e모빌리티(전기자전거·전동 킥보드) 등으로 참여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 커넥트'나 음식 배달 업체 메쉬코리아의 '부릉 프렌즈'의 경우 건당 3000~4000원가량 받을 수 있다. 최근 음식 배달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 쿠팡이츠의 경우 후한 편이다. '배달 알바'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서다. 쿠리어는 지난 7일 현재 건당 3500~7000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이 역시 쿠팡 플렉스와 마찬가지로 주문량이나 지역, 시간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투잡으로 부수입을 얻으려는 이들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운동 목적으로 배달·배송 알바를 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일반인 배달 시장이 빠르게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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