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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시동' 면세점, 넘어야 할 산은

  • 2021.10.20(수) 15:35

'위드 코로나' 기대감 솔솔
김포공항도 입찰 흥행 예상
명품 철수·중국 성장은 숙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면세업계가 부활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에 주요 업체가 모두 뛰어들었다. 얼마 후로 다가온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도 흥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면세점 업체들이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플랫폼·온라인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시도도 보이고 있다.

물론 '과제'도 있다. 명품 브랜드의 매장 운영 전략이 바뀌고 있다. 명품 브랜드들은 국내 면세점 업체들의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문제삼아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 중국 면세 시장의 급성장도 한 것도 해결 과제다.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는 '직접 판매'가 보다 효율적이어서다. 국내 면세점 업계에서는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드 코로나' 다가온다

면세점의 '상징' 공항 면세점의 입찰 경쟁이 뜨겁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주요 업체가 모두 최근 진행된 김해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DF1) 운영자 입찰에 뛰어들었다. 우선협상자로는 기존에 매장을 운영하던 롯데면세점이 선정됐다. 이런 흥행은 조만간 입찰 참가 신청이 마무리되는 김포공항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설명회에도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업체가 모두 참여했다.

면세점은 코로나19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업종이다. 해외여행이 위축되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의 전체 매출은 15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사업 철수도 잇따랐다. 지난해 진행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는 주요 업체가 모두 불참했다. SM면세점 등 중견 업체는 아예 매장에서 철수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면세점 입찰 경쟁이 다시 한 번 뜨거워지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하지만 '위드 코로나'가 반전을 이끌어냈다. 해외여행 재개에 따른 '보복소비'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특정 국가와 협약을 통해 해외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은 이미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트래블 버블이 체결된 사이판 여행 패키지 중 상당수는 이미 연말까지 예약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위드 코로나 시행 후 트래블 버블이 확대된다면 여행 시장은 더욱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 시장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5260억원이었다. 전월 대비 16% 늘었다. 이용객은 20% 증가한 55만명이었다. 따라서 면세점 업체들로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거점 확보가 중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트래블 버블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되지도 않았지만 회복세가 눈에 띈다"며 "매장 확보가 다시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영역 넓히고 명품 키우고

면세업계는 매장 확보 외에도 꾸준히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무대는 해외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다낭과 하노이, 호주 시드니 등에 시내면세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7월 중국 하이요우면세점과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합작사를 설립해 상품 대외 구매, 시장 개발, 인적자원 교류 등에서 협력키로 했다. 하이요우면세점의 거점인 하이난성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에 집중한 결정이다.

온라인 영역 확장도 한창이다.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플랫폼을 개편했다. 디지털 체험 요소를 강화해 고객 편의를 높였다. 신라면세점은 라이브 커머스에 집중하고 있다. '라프레리', '구찌' 등 주요 브랜드와 연이어 라이브 방송을 성공시켰다. 쿠팡에 재고면세점을 입점시키는 등 이커머스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신세계면세점도 그룹 계열 플랫폼인 SI빌리지, SSG닷컴을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면세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내실'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동대문점·인천공항점을 잇따라 열며 사업을 확장한 바 있다. 중심축은 '명품'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달 초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123평 규모 샤넬 매장을 유치했다. 샤넬의 '인천공항 컴백'은 2015년 이후 6년만이다. 또 내년 상반기 중 무역센터점에 수입 화장품 브랜드를 대거 유치, 따이궁은 물론 강남 상권 지배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케팅을 통한 '소프트 파워'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SNS에서 가상 캐릭터 '심삿갖'을 내세워 고객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하이트진로와 협업해 '해외여행이 그리운 두꺼비' 월드에디션 소주잔을 선보였다. 또 명동 본점 8층에는 '아트 스페이스'를 열어 공간 혁신도 시도하고 있다. 고객의 지속적 관심과 방문을 유도해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다.

'완전 부활'은 아직

면세점 업체들의 이런 시도가 다시 면세점의 황금기를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면세 시장의 지형이 변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중국은 정부가 나서 면세 시장을 육성하고 있다. 하이난을 내국인 면세 특구로 지정하고 구매 한도를 기존 대비 3배로 늘렸다. 그 결과 지난해 국영기업 중국면세품그룹이 세계 면세점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시장의 성장은 곧 국내 면세업계에게는 '위기'를 의미한다. 명품 브랜드들이 이탈하고 있어서다. 롤렉스와 루이비통은 최근 국내 면세점 시장 재편에 나섰다. 제주·인천공항과 서울 등에 주요 거점만 남기고 시내 면세점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 이들은 전략 변경 이유로 따이궁의 재판매에 따른 브랜드 가치 하락을 꼽고 있다. 다만 업계는 중국 시장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직접 판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열린 '면세명품대전 프리오픈' 행사장 전경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명품은 면세점의 경쟁력을 상징하는 지표다.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야 지속적으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다. 이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면세 시장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규모가 유지돼야 시장이 지속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고 신규 브랜드 유치 등에도 유리하다. 결국 면세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면세 시장에 '매력'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업계의 차별화 전략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면세 시장은 급성장 끝에 주요 브랜드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까르띠에, 톰브라운 등 브랜드도 중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이는 가장 인접한 시장인 우리나라에게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업계의 자체적인 차별화 시도만으로는 이 격차를 메우기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 면세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내국인 구매 한도 확대 등 경쟁력 유지를 위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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