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이 유명 연예인을 대거 섭외해 신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가격 경쟁, 검색 등이 아닌 취향 중심의 '발견형' 쇼핑 구조를 확립하고, IP 사업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홈쇼핑 업계가 침체한 상황에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필두로 다른 유통채널의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새 판 짠다"
CJ ENM 커머스 부문이 운영하는 CJ온스타일은 22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옥에서 '넥스트 콘텐츠 커머스' 간담회를 열고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사업 전략과 신규 모바일 라이브쇼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번 신규 모바일 라이브쇼 프로그램은 총 5개다. CJ온스타일의 핵심 상품군인 패션, 뷰티, 리빙, 프리미엄 유아동, 신상품이 테마다. 프로그램을 이끌어 갈 대표 MC들도 화려하다. 패션에는 배우 한예슬, 뷰티는 가수 소유, 리빙은 배우 겸 모델 안재현, 프리미엄 유아동은 가수 선예, 신상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는 방송인 김소영을 발탁했다. 5개 프로그램 모두 오는 26일 첫 방송을 진행한다.
CJ온스타일은 상품 정보와 가격 등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대형 콘텐츠를 앞세워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의 새 판을 짜겠다는 구상이다. 전략은 세 가지다. △임팩트 있는 셀러 △흡입력 있는 콘텐츠 △경쟁력 있는 딜(deal) 등이다.
정미정 CJ ENM 커머스 부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기존 모바일 라이브 쇼에서는 주로 제품의 조건, 상품 정보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가치와 취향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고객들은 사용 중인 제품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트렌드와 접목되는지 궁금해 한다. 셀럽들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저희 제품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방에 주목한 이유
CJ온스타일이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에 힘주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통계청 KOSIS 국가통계포털 온라인쇼핑동향조사 자료와 라방바 데이터랩 라이브커머스 방송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이는 올해 같은 기간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인 10%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CJ온스타일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에서 강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지현 CJ ENM 커머스 부문 성장추진실장은 "올해 상반기 CJ온스타일의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성장률은 81%로, 매년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올 상반기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한 회당(방송중 기준) 순 주문액 1000만원 이상을 기록한 CJ온스타일의 방송은 전체 방송의 45%다. 이는 라이브 커머스 업계 평균(13%)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CJ온스타일은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으로 세가지를 꼽았다. CJ온스타일은 △고관여 상품 소싱 경쟁력 △상품 큐레이션 역량 △영상 콘텐츠 기획·제작력이다. 여기에 IP사업 경쟁력도 승산이 있다고 봤다. 현재 CJ온스타일이 모바일 앱과 유튜브에서 선보이는 라이브 프로그램 IP는 20여 개다. 이는 업계 최대 규모다. 강력한 팬덤을 보여주는 모바일 라이브 알림 신청 수는 올해 7월 기준 200만건에 육박한다.
또 CJ온스타일은 현재 소비 트렌드가 상품 정보와 가격 중심의 '가성비'가 아닌 자신만의 가치가 반영된 '취향' 소비로 진화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CJ온스타일 콘텐츠 커머스의 넥스트(NEXT)는 상품 정보가 아닌, 고객이 궁금한 셀럽의 일상이 녹아든 이야기를 들으며 가치를 발견하고 팬덤으로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힘들다고 했는데…과감한 투자
이번 신규 프로그램 편성은 CJ온스타일이 추진해온 '원플랫폼' 전략의 일환이다. 원플랫폼은 CJ온스타일이 보유한 TV와 T커머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유튜브 등 모든 유통 채널을 연결해 각 브랜드의 상품 콘셉트에 부합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올해 CJ온스타일은 라이브커머스를 중심으로 모바일을 겨냥한 신규 상품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전 채널에서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5개 프로그램을 필두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5%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톱스타를 기용한 만큼 CJ온스타일의 투자 비용이 상당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홈쇼핑 업계는 매년 오르는 TV송출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상태다. 지난해 CJ온스타일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CJ온스타일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송출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은 맞다"면서 "송출수수료를 최대한 잘 활용하기 위해 방송 콘텐츠들을 숏폼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유통해서 TV에서 한 번 송출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로까지 연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한 만큼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성동훈 이커머스 사업부장은 "투자하는 만큼 고객들이 신뢰할 만한 정보와 라이프스타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선망하는 대상들이 상품을 큐레이션하고 제공했을 때 매출 규모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매출이나 수익성 관점에서 플러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