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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미국서 인기라는 '소기름' 선크림 효과는

  • 2025.08.14(목) 07:00

최근 미국에서 선크림의 유해성 논란
소기름·코코넛 오일 등으로 대체
전문가 "자외선 차단 효과가 거의 없어"

그래픽=비즈워치

태양을 피하는 방법

전례없이 뜨거운 7월을 보내고, 말복과 입추가 지나니 조금 더위가 가시는 듯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8월이 절반이나 남아 있죠. 지난해를 생각해 보면 9월 중순까지도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가 이어졌으니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철에 가장 중요한 아이템을 하나만 고르라면 아마 선크림일 겁니다. 원래는 선블록 혹은 선스크린이라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지만, 국내에선 '선크림'이니 여기서도 선크림이라고 쓰겠습니다.

다양한 자외선 차단제/사진=윤서영 기자 sy@

아무튼 다른 건 다 안 발라도 선크림은 바르라고들 하죠. 어떤 분들은 외출을 하지 않는 날에도 선크림을 발라야 한다고도 하고요. 그만큼 자외선이 피부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틱톡 등 SNS에서 화학성분이 많은 선크림을 바르면 안 된다는 주장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겁니다. 여기까지라면 흔한 자연 유래 성분 마케팅으로 볼 수 있겠지만 그 뒤가 흥미롭습니다. 선크림 대신 '정제 소기름(Tallow)'이나 '코코넛 기름'을 바르면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는 거죠.

정말 이런 기름도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걸까요? 매일매일 바르는 선크림이 피부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걸까요?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K뷰티의 선두 주자들에게 선크림의 화학성분과 '대체 선크림'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선크림은 화장품이 아니라고?

우선 미국인들이 선크림의 성분에 대해 예민해하는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스킨, 에멀전, 세럼 등과 함께 기초화장품 취급을 받는 선크림이지만 미국에서는 대접이 조금 다릅니다.

미국은 선크림을 OTC(Over The Counter, 일반의약품)로 분류하는데요. 올리브영이나 편의점 등에서 아무렇게나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다만 처방전은 필요하지 않지만 약국 등에서 판매자의 관리감독 하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타이레놀 같은 감기약이 일반의약품이죠.

올리브영 글로벌몰에서 판매되는 선케어 제품들. / 사진=올리브영 글로벌몰 캡처

단순 화장품이 아닌 만큼 성분에 대한 규제도 엄격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자외선 차단 성분을 협소하게 인정하는데요. 단 16가지 성분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산 선크림을 처음 사용해 본 분들은 국산 선크림에서 나타나지 않는 백탁현상이 나타나거나 발림성이 좋지 않아 놀라기도 합니다. 

이건 국내 제조 선크림에 최신 성분인 '티노솔브S', '유비놀A플러스' 등이 주로 사용되기 때문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FDA는 선크림 성분을 엄격하게 규제하기 때문에 이런 제품들은 OTC 허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선크림을 제조하는 K뷰티 기업들은 미국향 선크림을 따로 만들거나 아예 선크림 수출을 포기하죠. 

이렇게 선크림의 성분에 예민한 미국인들인 만큼 이를 자연 성분으로 대체하겠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되긴 합니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비쌀지라도 천연 원료로 자외선을 막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거 아닐까요?

그러지 마세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안 된다"고 합니다. 아모레퍼시픽 R&I센터에 선크림 대신 정제 소기름(Tallow)이나 코코넛 오일을 바르는 게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지 물어봤는데요. 아주 미미한 차단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선크림을 대체할 만큼의 자외선 차단력은 없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실제로 코코넛오일의 경우 피부 보습, 항산화 효과 등이 있어 바르면 몸에 좋기는 하지만 SPF(Sun Protection Factor, UVB 차단 효과) 수치는 4~7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선크림의 SPF가 30~50인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효과를 얻긴 어렵겠죠. 

사진=pexels

다른 뷰티 브랜드의 연구개발팀 관계자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소기름 역시 피부 영양이나 보습 등의 효능은 있지만 SPF는 4~8 사이로, 효과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합니다. 그나마도 이는 원료 자체의 성분 분석 결과일 뿐 실제로 사람이 사용했을 때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전혀 없다고 하네요. 

전문가들은 유의미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SPF 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라고 권고합니다. 국제피부과학연맹, 미국피부암재단에서도 천연오일을 단독으로 선크림 대체 목적으로 사용하면 피부암 및 광노화 등 자외선 피해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선크림의 성분들 역시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 뒤 사용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선크림 대신 코코넛 오일이나 소기름을 발라야 한다는 주장이 눈에 띄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매체에서 선크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죠. 혹시라도 틱톡을 보고 선크림 대신 코코넛 오일을 발라볼까 생각한 분이 계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선크림은 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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