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은 국내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서비스의 원조라고 자부합니다. 자산관리 상품을 팔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반기 성과와 향후 소비자금융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
국내 시중은행들이 저마다 프라이빗뱅킹(PB)과 자산관리(WM) 서비스를 확대하고 나서자, 씨티은행도 이에 질세라 자산관리 사업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1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앞으로의 영업 전략을 발표했다. 자산관리 서비스 대상을 늘리는 동시에, 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여 고액자산가들을 새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박 행장은 먼저 씨티은행의 고민부터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와 비교해 부쩍 좋아진 실적에 대해 "B 학점 밖에 안 된다"고 평가했다. 영업력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일회성 이익으로 총 수익이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박 행장은 "올 상반기 1966억 원의 순익을 냈지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냐는 점은 고민"이라며 "경제 상황이 좋아졌거나 영업력으로 (순익을) 늘린 게 아니라서 숙제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은 1156억 원이었다.
박 행장은 이런 고민 속에서 '자산관리 사업 강화'라는 카드를 내놨다. 경기 악화와 함께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고객들의 관심이 점차 자산 관리로 쏠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수신고 기준으로 5000만 원 이상에서 2억 원까지의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씨티 프라이어리티(Citi Priority)' 서비스를 신설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1억 원 이상 고객에게 '씨티 골드(Citigold)', 10억 원 이상 고객에게 '씨티골드 프라이빗 클라이언트(Citigold Private Client)' 서비스를 각각 제공했는데, 서비스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고액자산가들에게 더욱 강화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은행인 씨티의 강점을 살려 국내외 상품군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줄 방침이다.
한국씨티은행 브렌단 카니 소비자금융그룹장은 이와 관련 "한국 부유층 고객(금융 자산 10억원 이상)은 해마다 10%씩 늘고 있다"며 "이들의 금융 상품, 자산관리 자문에 대한 욕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이밖에 기존 점포들을 대폭 개선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우선 오는 11월 서울 반포 지역에 새로운 유형의 점포인 '스마트골드허브' 지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종이서류를 없애고, 직원들이 단말기를 통해 금융상담을 해주는 등의 서비스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다른 점포들도 지점 특성에 맞게 네 가지 유형으로 개선한다.
박 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해 "관심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국 시장 철수설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한국씨티은행은 한국의 금융환경 변화에 선도적인 입장에서 좋은 서비스를 내놓는 데 앞장서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