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소비를 제약해 경제 성장을 막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제적 관점에서 본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한 정책과제'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강종성 한국은행 국장은 "가계부채의 경제 성장 기여도에 대한 연구 결과가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달라졌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과거엔 가계부채 증가가 소비를 늘려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 과도한 민간신용 증가는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 이후 선진국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했는데, 이 경우 소비를 줄여 기업의 생산활동을 둔화시킬 수 있다"면서 "금융시스템 취약성도 높아져 잠재 성장률도 제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발표자인 박종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규제 완화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났다. 박 연구위원은 "2014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신규 대출자보다는 기존 대출자에게 대출이 많이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일 방안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하락 시 부채도 줄여주는 주택가격연동모기지상품,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율 상승을 제한하는 금리 상한 등을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가계부채 규제 강화에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토론에선 규제 완화의 긍정적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박도 나왔다. 김정인 코리아크레딧뷰로 연구소장은 발표에 대해 "2014년 규제 완화로 전세 수요가 자가로 전환됐으며, 은행 대출을 못 받던 사람들에 대한 문턱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