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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규 하나은행장의 '파격'...기자 130명과 악수

  • 2019.03.21(목) 17:25

취임 첫날부터 소통 행보.."격식·의전 탈피"
"디지털·글로벌 강화..베트남 등 신남방 공략"
"올해 말부터 위기 대비..자영업자·가계대출 타격"

"바쁘신데 고맙습니다."

지성규 신임 하나은행장이 21일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130여명의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기자들과 명함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누는데 10분이 넘게 걸렸다. 기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단상으로 올라간 그는 취임사를 통해 "형식적이고 습관적인 회의, 관료적이고 격식에 치우친 보고, 지나친 의전문화를 과감히 벗어 던지겠다"며 "업무를 방해하는 자료 요구, 회의를 위한 회의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로 유명한 은행에서 취임사부터 '습관적이고 관료적인 관행을 탈피하자'는 파격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지 행장은 최근 겪은 일화를 소개하며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어제 저녁 8시에 두 부서간에 소통이 되지 않길래 담당자를 다 들어오라고 했다"며 "직급에 관계없이 얘기를 나눴고 해결점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어 "사일로 효과(부서간 내부 이익만 추구하는 현상) 때문에 소통이 안됐다"며 "모든 걸 내려놓으니 무엇인가 되는 것을 느꼈다는 직원의 문자를 받고 이렇게 하면 되겠다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과의 갈등도 소통으로 풀겠다고 강조했다. 지 행장은 "오는 25일 함영주 전 행장과 함께 금융감독원을 방문하기로 했다"며 "감독당국과 소통하면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1일 을지로 KEB하나은행 신축 본점 1층 로비에서 진행된 KEB하나은행장 이취임식에서 지성규 신임 행장(왼쪽)과 함영주 전 은행장이 은행 깃발을 들고 있다.[사진 = 하나은행]

◇ "왼쪽 날개 디지털, 오른쪽 날개 글로벌"

지 행장은 사업적인 측면에선 디지털과 글로벌을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인 은행을 하면서 디지털을 가미하는 디지털 전환이 아닌, 은행을 궁극적으로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바꾸겠다"며 "2020년까지 디지털 전문인력 1200명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4월 대만에서 출시되는 통합결제플랫폼인 GLN(Global Loyalty Network)을 예로 들며 해외에서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을 세계에 전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 대해선 "중국과 인도네시아 시장은 이미 성숙해 있어 새로운 투자보다는 협업이나 융합으로 사업적 성과를 만들겠다"며 "중국에 투자한 길림은행은 투자금의 2배 이상의 수익을 냈고 2~3년내에 상장하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기 2년동안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 신남방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지 행장은 "왼쪽 날개에 디지털, 오른쪽 날개에 글로벌을 달고 소통과 배려라는 두 바퀴를 땅에 붙여 '신뢰받는 글로벌 은행'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 "올해 하반기부터 리스크 대비해야"

국내 사업에선 올 하반기부터 신용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2년간 은행의 신용 위험 비용이 많이 내려가면서 은행들이 굉장한 수익을 냈는데 신용 위험 비용은 주기성을 가진다"며 "언젠가는 이 비용이 올라갈 것인데, 올 하반기부터 내년 연말까지 중요한 시기"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의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국내 경기가 상당히 불안정하고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아파트, 주택 담보 등 가계여신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시나리오별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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