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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GA, 차보험 판매 안돼'…보험사들의 반격

  • 2021.09.16(목) 10:58

[보험사 vs 빅테크]①
손보사들, 빅테크 GA 규제안 건의
빅테크 GA, 독과점·시장잠식 우려

손해보험사들이 빅테크에 대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플랫폼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빅테크들이 보험대리점(GA) 등록을 기정사실화하자 빅테크 GA 규제안을 별도로 마련해 금융당국에 건의하기로 했다.

여기엔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시장 진입을 아예 금지하고, 특정 보험사 상품의 집중 판매를 금지하는 '방카슈랑스 25%룰'을 더 강화해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1차 배상책임을 빅테크 GA에 지우는 방안도 들어갔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와 손보업계는 비공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 같은 내용의 빅테크 GA 규제안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가 빅테크 GA 허용을 앞두고 규제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취합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손보업계는 우선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아예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가진 만큼 빅테크들이 대다수가 가입하는 자동차보험과 표준화된 실손의료보험까지 판매하면 기존 판매 채널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자동차보험은 설계사를 통한 가입 비중이 56.2%에 달하는 데다, 100인 미만 소형 GA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얘기다.

빅테크 GA가 설계사 채널을 잠식하면 구조조정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게 손보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는 평균 월소득 100만원 미만이 26.4%를 차지하는 영세업종"이라며 "우월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이 기존 보험시장과 영업 범위가 겹치게 되면 저소득·자영업자의 영업권이 침해되는 문제가 생긴다"라고 지적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빅테크는 그동안 보험료가 싼 미니보험을 주로 취급해온 만큼 고가 보험상품에 대한 판매 역량은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구조가 단순한 상품에서 복잡한 상품, 가입자 수가 적은 상품에서 많은 상품, 가입 금액이 싼 상품에서 비싼 상품 순으로 단계적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빅테크 GA에 '방카슈랑스 25%룰'을 더 강화해 적용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방카슈랑스 25%룰'은 은행이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손보업계는 빅테크 GA의 경우 방카슈랑스를 확대 적용하고, 25%룰도 20%룰로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방카슈랑스 25%룰'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만 대상이 되는데 빅테크들은 대부분 여기에 못 미쳐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의 자산총액은 7614억원,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5012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판매 수수료도 대폭 낮춰야 한다고 봤다. 기존 빅테크 판매 수수료는 대면채널과 비슷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공급하는 상품의 경우 비대면 채널 전용이어서 모집 수수료가 없는 만큼 빅테크 GA 수수료는 별도로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손보사들은 빅테크 GA에 대면채널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면 그만큼 보험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현재 네이버 비교쇼핑 등 오픈마켓에서 건당 수수료가 1~2% 수준임을 고려하면 2% 수준인 방카슈랑스 수수료의 절반 수준으로 설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 시 1차적인 배상 및 입증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기존에도 빅테크 GA의 과실만큼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지만 우월적 지위를 고려하면 실제 청구는 쉽지 않다고 업계는 호소한다. 손보사 다른 관계자는 "법규에 배상책임을 명확히 해 빅테크 GA의 책임회피와 불완전판매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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