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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네이버·카카오…증권가는 '바겐세일 찬스'

  • 2021.09.16(목) 07:30

규제 우려에 내림세…사업 확장 '부메랑'
전문가 "추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 기회"

정부와 금융당국이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수위를 대폭 높이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도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상황은 더 녹록지 않다.

증권가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발맞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이들 기업을 둘러싼 잡음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훼손되지 않은데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된 만큼 현 상황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금소법 규제 여파에 '털썩'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네이버는 전일 대비 0.50% 떨어진 40만5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 역시 1.21% 하락한 12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위원회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이 제공하는 금융상품 추천서비스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중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법 위반 사항을 해소하라고 주문한 게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소법 관련 규제가 발표된 지난 7일 이후 이날까지 두 종목의 주가는 각각 12%, 22% 넘게 뒷걸음질 쳤다. 

큰손 투자자들의 이탈이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일주일 간 수급 동향을 살펴보면 네이버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530억원, 419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총 6700억원 이상의 물량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카카오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매도세가 확인된다. 외국인이 9750억원어치를 정리한 것을 비롯해 기관도 3290억원가량을 팔아치웠다. 최근 일주일 새 1조3000억원 넘게 손을 턴 셈이다.

전체 수급에서 30~5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과 기관이 빠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도 상승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점차 강도를 더해가는 빅테크 규제 수위와 맞물려 이들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융사업 규제를 시작으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전방위 규제 확산 우려가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고점에서 차익매물이 확대되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어발식 확장은 '독'

당국이 빅테크 기업에 대해 규제 칼날을 들이대는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코로나19로 확산된 비대면 문화 기조에 편승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 되레 '독'이 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는 코로나19를 전후로 한 계열사 수 변화를 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의 계열사는 지난 2019년 12월 말 134개사에서 올 상반기 말 145개사로 1년 반 새 11개사가 늘었다. 

카카오는 사업 확장은 더 눈에 띈다. 지난해 말 113개였던 카카오 계열사는 올 상반기 158개로 불과 6개월간 45개사가 늘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두 회사 모두 공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탓에 집중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판단이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등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적 시장 지위를 견제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 발의된 규제 관련 법안만 10건에 달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정부의 규제를 비롯해 그간 다양하게 확장해온 플랫폼 사업 전반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오는 10월 국정감사까지 고려하면 이번 논란은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추가 하락 시 '저가 매수' 기회
   
증시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둘러싼 규제 이슈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면서 주가가 추가 하락할 시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먼저 네이버는 이번 규제에 따른 충격으로 인해 투자심리를 회복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는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일 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계속된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된 점을 고려하면 매수로 대응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플랫폼 관련 규제 우려가 불거졌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해당 이슈에 따른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를 바라보는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카카오가 지분 55%를 보유한 금융플랫폼 자회사 카카오페이의 경우 이미 금소법 규제 강화에 대비해 꾸준히 준비를 해온 만큼 당국의 규제에도 금융상품 중개사업 등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김현용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금소법 준수를 위한 준비를 6개월 전부터 해왔다"며 "증권, 보험, 대출 중개에 관한 인허가를 취득한 상태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플랫폼상 금융소비자가 명확히 인지하도록 시스템(UI·UX)을 개편하고 고지하면 사업을 영위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당국의 규제 강화가 사업에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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