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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홀인원 보험금 어느새 '0' 하나 줄었네

  • 2022.01.08(토) 07:50

보험사기 빈발, 골프 대중화 속 보장액 축소
부상·교통사고 등 여러 항목 함께 보장
앱 회원권으로 200만원 상금 등 유사상품도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주]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허허~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지 뭐야." 지난달 초 지인들과 송년 골프 라운딩을 했던 김 부장은 웃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파3 홀에서 친 첫 타(티샷)가 핀(홀에 꽂힌 깃대)에 직접 맞고 홀에 들어갈 뻔했거든요.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평생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게 홀인원(Hole in one)이지만 뒷감당은 만만치 않습니다.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요? 무려 1만2000분의 1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큰 행운이다 보니 홀인원을 하면 크게 한턱을 내곤 하죠. 캐디에게 사례금을 주고 동반자와 식사(보통 저녁)를 한 후 다음 라운드 비용까지 내는 게 기본으로 여겨집니다. 지인과 동료들에게는 자기 이름을 새긴 공이 같은 선물을 돌리거나 골프장에 기념식수를 하는 경우도 있죠.

결국 홀인원이란 게 '느닷없이 목돈이 나갈 일'이 되다 보니 보험상품도 생겼습니다. 1980년대부터 있었다고 해요. 당시에는 골프가 워낙 상류층의 전유물이어서 보험료도 연 수십만원에, 홀인원을 하면 최대 1000만원까지 보험금을 주는 상품도 있었대요. 하지만 거짓 홀인원으로 보험금을 타가는 경우가 자주 생기고 골프도 대중화하면서 이제는 보험료도, 보험금도 훨씬 가볍게 바뀌었어요.

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이 주요 보험사들이 내놓는 상품의 1년 기준 보험료는 8만~10만원입니다. 골프장 이동시 사고, 골프장에서 생기는 상해, 장비 관련 손해 등을 보장하고 거기에 100만원의 홀인원 보장액이 특약으로 붙은 상품이죠.

현대해상은 홀인원 보장액을 50만원으로 줄인 상품이 있는 반면 롯데손해보험은 홀인원시 200만원, 300만원까지 주는 상품을 걸고 있어요. 보험료는 대략 이 보장액에 비례해 차이가 나죠.

홀인원이 특약이라 덤 같지만 사실은 주메뉴예요. 보험료의 구성만 봐도 그렇습니다. 8000원대에 카카오톡으로 선물도 할 수 있는 가입기간 1일짜리 상품도 있는데요. 이를 살펴보면 △자동차사고 벌금 △변호사 선임비 △처리지원금 △상해입원일당 △타인상해 및 재물손괴 배상 등의 보험료를 모두 합쳐봐야 1200원 남짓이죠. 7500원가량이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홀인원 특약 보험료예요. 

홀인원 보장액은 정해진 대로 다 주는 건 아니에요. 증정용 기념품 구입비용, 축하회 비용, 골프장 기념식수 비용, 동반 캐디에 대한 축의금 비용 등을 영수증으로 증빙을 해야 실비를 보상해주는 개념이에요. 

홀인원에도 조건이 붙어요. 정규 코스에서 캐디와 2명 이상의 동반자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해당 골프장에서 인증서도 받아 제출하는 등으로 증명을 해야 하죠. 홀인원이 쉽도록 깔때기 형태로 만들어 놓는 등의 이벤트성 특수 홀 등은 배제하는 단서도 달려 있고요. 해외나 북한의 골프장에서 한 홀인원도 무효랍니다.

요즘엔 홀인원 상금을 주는 골프보험 유사상품도 모바일 앱 회원권 방식으로 생겨났다고 하네요. 월 2000원만 내면 사용 내역 증빙 필요없이 200만원을 준대요. 이 역시 홀인원 상금 지급기준은 보험업계에서 쓰는 것을 차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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