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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우리금융F&I 설립이 보내는 경고

  • 2022.01.12(수) 06:10

우리금융, NPL투자전문회사 우리금융F&I 설립
"NPL시장 확대 될 것" 전망…부실의 시대 예고?
대출 건전성 지표 '양호'…코로나19 지원 착시

지난 7일 우리금융지주가 14번째 자회사인 '우리금융F&I'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는 NPL(무수익 여신,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 채권)을 사들여 이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예정입니다. 쉽게 얘기해 다른 금융기관 등이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대출의 권리를 싼값에 사들여 이를 회수해 돈을 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금융지주들이 NPL 투자에 나서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닙니다. 우리금융지주도 과거 해체되기 이전에 우리F&I를 자회사로 운영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도 하나F&I라는 NPL투자전문회사를 보유하고 있지요.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의 경우 자산운용 계열사들이 이러한 일을 한답니다. 일부 증권사도 이러한 NPL 투자전문회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F&I 설립과 관련한 우리금융지주의 설명은 다소 무겁게 다가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 회사를 출범하면서 "코로나 이후 NPL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전략적으로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기업이나 개인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얘기입니다. 

NPL의 정체

통상 은행은 대출을 해준 이후 연체가 발생한다면 이를 관리하기 위해 따로 구분하기 시작합니다. 대출해준 돈의 원금이나 이자가 제때 들어와야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일 금융회사가 대출을 해 준 이후 연체가 발생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이자나 원금이 돌아온다면 이는 '정상' 여신으로 구분됩니다.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담보를 통해 대출을 회수할 수 있으면 이는 '요주의' 여신으로 구분합니다. 따라서 '정상' 여신과 '요주의' 여신은 은행이 손해를 볼 확률이 지극히 낮은 대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연체가 시작됐는데 담보 가치보다 손실액이 높아지거나, 담보없는 대출 채권이 연체가 발생할 경우 연체 기간에 따라 다시 분류됩니다. 연체 기간이 1~3개월인 경우 '고정'로, 그 이상 연체가 지속되면 '회수의문', 마지막으로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추정손실'로 분류합니다. 이를 '고정이하여신'이라고 합니다. '고정' 등급 이하의 여신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곧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금융회사가 얼마나 신용평가를 정확히 해 자산이 부실화되지 않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이 '고정이하여신비율' 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부실채권에 투자한다는 것?

NPL은 이미 1차적으로 대출을 내어 준 금융회사에서 부실화된 채권으로 분류한 겁니다. 그렇다면 금융회사는 이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바로 이 채권을 싼 가격에 NPL투자회사(2차~3차 금융회사)에 넘기게 됩니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함입니다. 

이후 NPL투자회사는 이러한 대출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다양한 작업에 나섭니다. 이는 기업과 가계, 담보 유무 등 채권 특성에 따라 세분화합니다.

일단 기업대출 채권이라면 기업이 회생해 돈을 다시 갚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기업의 경영정상화에 개입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펀드를 조성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자산운용사에 NPL투자 관리를 맡기는 겁니다. 

가계대출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대출 채권을 매입한 이후 대출 차주의 현재 재무상황 등을 점검해 원금과 이자를 약간 삭감해 줘 상환을 유도합니다.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차주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을 택하는 겁니다. 부실채권을 사올때 싸게 매입을 해왔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 일부를 삭감해줘도 수익이 나는겁니다. 

담보가 있다면 어떻게 처리할까요? 이를 경매에 내놓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NPL 부동산 투자가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소위 말하는 '부동산 경매 물건 재테크'가 바로 이 담보가 있는 물건중 경매에 나온 부동산을 사는 겁니다.NPL시장 확대의 의미

일단 현재 금융당국이 발표하는 지표 등은 오히려 너무 좋은 수준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25%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일부 NPL을 다른 금융회사 등에 매각한 영향도 반영이 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부실채권 규모 역시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19년 말 15조3000억원, 지난해 말 13조9000억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할 가능성이 높은 부실징후 기업도 올해는 160곳으로 집계됐는데요, 지난해 157개 보다는 조금 늘었지만 2019년 210개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습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가계나 기업들이 잘 버티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수치에 일종의 '착시' 효과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금경색을 막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가계 등에게 엄청난 수준에 금융지원을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상환을 유예해줬습니다.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되지 않은 대출들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대출 규모는 260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당장 오는 3월이면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가 종료됩니다.

갑자기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이중 5%만 부실이 난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의 부실채권보다 많은 13조원 수준의 부실채권이 발생합니다. 

이런 우려를 더욱 높이는 것은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금융권의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0%로 인상한 이후 오는 14일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통상 코로나19 대출들은 대부분 변동금리로 대출이 집행됐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낸다면 이자부담이 처음 돈을 빌렸을 때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출자들의 경우 대출을 처음 받았을때는 역대 최저수준의 기준금리였겠지만 이자상환 유예가 종료되는 시점에는 당시보다 2~3%가량 대출금리가 올라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상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자부담 수준이 상당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과 가계가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면 이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불안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부실채권 급증으로 금융회사들이 건전성 관리에 들어가면 대출의 문턱은 높아지고 시장 유동성은 급감할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금융위원회의 업무계획을 살펴보면 △시장 중심 구조조정 및 중소기업 정상화 촉진 △중소기업 부실채권 인수 및 투자 확대 인센티브 마련 △기업 신용위험평가 체계 고도화 등이 포함됐습니다. 다시 말하면 금융위원회 역시 중소기업들의 부실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5%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 역시 향후 대규모 부실채권이 발생할 경우 이를 우선 해결하기 위해 가계대출 총량을 좀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충분한 대비는 필요할 겁니다. 아무쪼록 코로나19 종식이후에도 기업들과 가계가 대출상환에 문제가 없도록 연착륙하기를 바랍니다. 우리금융지주가 내놓은 전망을 가볍게 지나가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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