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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주총]③'함영주표' 하나금융 출항

  • 2022.03.10(목) 07:30

김정태 회장 퇴진, 함영주 신임 회장 선임 예정
이사회내 위원회 변화, 검증 기능 약화 우려

주주총회의 시즌이 돌아왔다. 기업들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앞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주주들에게 제시한다. 1년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3월 넷째주부터 주주총회에 본격돌입한다. 각 금융지주별 주주총회 주요 안건은 무엇인지, 해당 안건이 의미하는 점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편집자]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수장을 맞이할 예정이다. 10여년간 하나금융지주를 이끌던 김정태 회장이 물러나고 차기 회장으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김정태 회장의 시대가 끝나고 함영주 회장의 시대가 오는 셈이다.

이사회내 위원회에 변화도 준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내 위원회 변화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함영주 호 하나금융지주 25일 출항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 올라온 의안은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개정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6개다.

가장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단연 이사 선임의 건이다. 이번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올라온 이사 선임의 건에는 김정태 회장 대신 함영주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포함됐다. 다시 말해 이 안건이 통과되는 순간 함영주호 하나금융지주가 출항한다는 얘기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함영주 호 하나금융지주는 채비를 마쳤다는 평가다. 지난달 하나금융지주는 주요 계열사들 수장의 거취를 결정하면서 함영주 부회장과 손을 맞춰갈 인물들을 추렸다. 

구체적으로 하나금융지주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CEO 등을 새로 꾸렸다. 아직 임기가 남은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사장과 연임이 추천된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 외에는 모두 교체됐다. 특히 모두 1960년대생으로 추천하면서 세대교체까지 동시에 이뤄냈다. 

금융지주내 주요 경영진 교체도 사실상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다.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이달 말 바디프랜드로 자리를 옮기기로 하면서다. 

그간 하나금융지주는 회장이 모든 것을 총괄하고 그 밑에 3명의 부회장이 각각 경영관리, 디지털, 글로벌 분야를 책임지는 구도였는데 함영주 부회장의 회장 선임과 지성규 부회장의 퇴임으로 인해 그룹 핵심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자회사 CEO 등은 대부분 교체하며 새로운 시작의 준비를 알렸다"며 "이제 지주내 핵심 경영진에 함영주 부회장이 누구를 앉힐 것이냐가 관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주 핵심 경영진을 통해 다음 회장 구도도 가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감사추천위 사실상 축소

이번 하나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하는 부분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로 병합하는 정관 개정안을 올렸다.

하나금융지주측은 이사회내 두 위원회를 병합해 이사회 운영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이번 정관변경을 추진한다.

다만 일부에서는 그룹 경영진은 물론 사외이사의 역할을 감시하는 감사위원을 추천하는 기구 축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추천위원회의 구성원 숫자 차이에 기인한다. 그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원구, 백태승, 김홍진, 이정원 4명의 사외이사로만 구성됐다.

반면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는 8명의 모든 사외이사가 참여했다. 회사의 모든 기능을 감시하는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어서다. 

하나금융지주가 이번에 정관을 변경하게 된다면 감사위원회 규모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인원수만큼 줄어들 예정이다. 모든 사외이사가 감사위원후보추천위에 참여하던 형태에서 변화가 생기는 셈이다. 

위원이 줄어들면 감사위원회내에서 감사위원에 대한 검증 강도가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회사 전체에 대한 감사기능 약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금융지주의 경우 이를 잠재우기 위해 감사위원회후보추천위원회에는 모든 사외이사가 참여토록 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감사후보추천위원회를 따로 운영중이며 7명의 모든 사외이사가 속해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대표이사, 사외이사, 감사위원 후보자 추천 등을 한 번에 담당한다. 6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포함됐다. 

신한금융지주는 하나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합병해 운영중이다. 여기에는 허용학, 윤재원, 이용국, 최경록, 최재붕 사외이사가 포함됐다. 단 사외이사 후보 최종 추천, 감사위원 후보 추천시에는 12명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한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명시했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이번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합치면서 신한금융지주와 같이 일부 예외사항을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감사위원회 검증과정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배구조, 내부통제 등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지주가 두 소위원회를 통합해 어떻게 꾸려갈지에 대해 다른 금융회사 이사회 사무국 등에서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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