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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의 첫 마디 "무엇보다 금융시장 안정"

  • 2022.07.11(월) 16:15

"경제주체 부실화 가능성 고민"·"타부처와 긴밀한 소통"
규제완화 시사…"금산분리, 전업주의 등 규제 완화"

신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우여곡절 끝에 취임했다. 그의 취임 일성은 금융시장 안정이었다. 현재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커진 상황에서 혹시나 위기가 닥칠 경우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규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가 금융위원장 임명 당시에 밝혔던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면서 금융회사의 비금융업 진출에 대한 기반이 놓여질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임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임명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특히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장 사상 최초로 청문회 없이 자리에 오르게 됐다. 여야가 국회 원 구성을 두고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청문회 일정을 소화하지 못해서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현재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물가 상승세 등을 고려했을때 금융당국의 수장자리를 더이상 비워둘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시장 안정 '최우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먼저 현재 금융시장에 대한 진단을 내놨다.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높고 언제 안정화될지 모르는 위기상황이라는 판단이다.

김 위원장은 "위기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어려움과 그에 따른 손실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사회적인 갈등도 증폭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 안정화를 위한 과정에서 금융회사, 채무자 등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 경제주체들의 부실화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다시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시장안정을 위해 공매도 금지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뒀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시장이 급변하면 공매도를 금지한다"라며 "시장 상황을 봐서 필요하다면 공매도 금지 외에도 증시안정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안정을 위해 관계부처 등과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다. 경제부처간 '원 팀'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통화, 재정정책 이외에 구조조정 등 다양한 정책의 효과적인 조합이 필요하다"며 "관계부처와 금융유관기관 등과 원팀을 이뤄 긴밀히 소통하며 공동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관리 강화에 금융위가 나설 것이란 의중도 밝혔다. 그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회사 건전성을 두텁게 관리할 것"이라며 "금융권이 흔들리지 않고 필요한 부문에 적재적소의 자금공급을 수행하는 안정판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 관련 우려가 있다"라며 "충당금을 더 쌓게 하는 등 대비를 하고 있으며 향후 상황에 대해서도 감독당국이 신중하게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치금융' 차단 메시지…규제 완화 카드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금융회사가 자진해서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이후 불거진 관치금융 논란에 대해서도 에둘러 입장을 표현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은행과 금융지주회사들의 이익이 과도하다고 정확하게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다만 수익이 나는 부분에 대해서 금융회사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사회에 양해를 구할 수 있고, 오해가 있다면 사실에 대해 답변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이자 장사를 한다"며 꼬집은 것과 비교해 관치금융 논란이 일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입장을 어느 정도 대변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업계의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에 대한 강한 의중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최첨단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국민들이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산업,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존재감을 인정받는 그런 금융회사의 모습을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혁신을 지연시키는 규제가 무엇인지, 불합리한 규제차이는 없는지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금산분리, 전업주의 등 과거의 전통적 틀에 얽매여 구애받지 않고 과감히 개선해 나가겠다"라며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사업모델과 금융서비스 혁신을 위해 필요한 규제개선을 건의하면 각 분야 최고의 민간전문가와 업계로 구성된 조직을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적극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그간 금융위가 사실상 외면해왔던 가상자산 업권에 대해서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가상자산의 잠재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가상자산 관련 기술의 미래발전 잠재력을 항상 염두에 두고 글로벌스탠다드를 바탕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논의하면서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라며 "이를 통해 가상자산 관련 생태계가 투자자,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건강하게 육성돼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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