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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표 알뜰폰, 성공 방정식 이어갈까

  • 2023.01.31(화) 06:09

기존 사업자보다 1만원 비싸, 가격경쟁력은 낮아
토스 편리함+금융서비스 '융합' 경쟁력 확보 관건
기존 금융권 '부글부글'…사실상 규제회피 지적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토스가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알뜰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토스는 통신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기존의 금융서비스를 융합해 새로운 금융과 통신의 결합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알뜰폰 서비스인 만큼 토스의 통신사업 도전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을 우선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토스와의 서비스 융합으로 고객의 편리함을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기존 금융업계는 겉으로는 내색하지는 않지만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규제에 막혀 진출이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토스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 사실상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이뤄져 '기울어진 운동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토스는 우선 서울과 경기 일부 사전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을 시작하고 이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토스모바일 요금제. /표=김용민 기자 kym5380@

토스모바일, 고객 고민 덜었지만…가격경쟁력은 물음표

토스모바일의 최대 강점은 고객의 '고민의 폭'을 좁히면서도 편의성은 최대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핵심인 요금제는 4가지로 압축했다. △데이터 100GB 기본제공(모두 소진시 속도제한 무제한), 통화 및 문자 무제한 5만9800원 △데이터 71GB 기본제공(모두 소진시 속도제한 무제한), 통화 및 문자 무제한 5만4800원 △데이터 15GB 기본, 통화 및 문자 각 100건 3만5800원 △데이터 7GB 기본(모두 소진시 속도제한 무제한), 통화, 문자 무제한 2만4800원 등이다. 

해당 요금제를 바탕으로 기존 알뜰폰 사용자들이 가장 크게 고민했던  "어떤 회사의 통신망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 기존 이동통신망사업자(MNO) 사업자인 통신3사(KT, SK텔레콤, LGU+)의 망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기존 알뜰폰사업자와 다른점은 어떤 통신3사의 이동통신망을 사용하더라도 요금제는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통상 알뜰폰에 가입할 경우 알뜰폰사업자와 통신3사와의 협의가 모두 달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데이터, 문자, 통화량 등에서 차이가 발생하는데 토스모바일은 이것을 모두 통합했다.

현재 KB국민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알뜰폰서비스 'LiiV M'과 비교하면 이는 더욱 확연하게 들어난다. Liiv M의 경우 어떤 이동통신망사업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비슷한 데이터, 통화, 문자 등을 제공받더라도 가격차이가 발생한다.

다만 핵심이 되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다소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Liiv M의 SKT망 데이터 100GB 기본제공(모두 소진시 속도제한 무제한), 통화, 문자 무제한 요금제는 4만7900원이다. KT망의 비슷한 데이터, 통화, 문자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4만1500원이다. 토스가 제공하는 요금제 5만9800원보다 약 1만원 이상 비싸다. 특히 LGU+망의 5G 데이터180GB 제공 요금제 5만1900원보다도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토스는 당분간 오픈 프로모션 기념으로 약 3개월간 최대 2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오픈특수' 이후에는 고객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가 제공했던 유일한 통신서비스인 국민은행 Liiv M보다도 가격이 높고 기존 통신3사의 계열 알뜰폰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확대된다"며 "알뜰폰의 핵심은 가격인데 가격경쟁력은 다소 떨어진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사진=토스뱅크 제공

토스가 제공하는 '편의성'에 탑승할 수 있을까

토스는 그간 계열사의 모든 서비스를 모태인 토스에서 제공하는 '금융 수퍼앱' 전략을 펼치며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 했다. 이를 바탕으로 토스는 국내 금융앱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계열사의 고객 확보에도 성공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토스증권'이다. 토스증권은 출범 1년9개월 만인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토스증권의 수익모델이 브로커리지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깊다. 이는 토스앱에서 쉽고 간편하게 가입과 사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점이 업계의 분석이다. 

토스모바일 역시 토스의 '금융 수퍼앱' 전략에 탑승해 서비스를 개시한다. 가입 신청부터 가입 이후 사후관리까지 모두 토스앱에서 이뤄진다. 토스모바일 사용자는 남은 데이터 잔여량 등을 토스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토스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와의 융합도 개시했다. 100GB, 71GB 상품 사용자는 미사용 잔여 데이터에 따라 최대 1만원의 토스포인트 캐시백을 제공한다. 이는 토스페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향후 토스뱅크 체크카드 결제 할인 등 기존에 제공하고 있는 금융서비스와의 융합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기존의 서비스와의 융합이 속도가 낸다면 토스모바일의 초기 난관으로 분석되는 가격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모바일은 사전신청으로 약 15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KB국민은행의 LiiV M이 출시 이후 수년간 달성하지 못한 목표"라며 "토스의 편리함이라는 기존의 고객경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가격 할인 프로모션 이후 고객 이탈, 신규고객 모집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금융서비스의 융합을 통해 어떠한 혜택이 추가되는 것이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기존 금융권은 '부글부글' 

한편 토스모바일이 공식적으로 서비스 개시를 알리자 전통적인 금융사들은 내색하지는 못한채 불편한 기색을 표하는 모습이다. 

토스는 사실상 은행계열 지주회사와 같은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췄지만 금융지주가 아니라 통신서비스를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토스는 자회사로 토스뱅크,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토스페이먼츠 등 여러 금융회사를 두고 있다. 사실상 지방금융지주 급의 사업 포트폴리오라고 봐도 무방하다. 

금융지주의 경우 금산분리정책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법, 은행법에 따라 진출할 수 있는 사업영역이 극히 제한돼 있다. 사실상 금융업이 아닌 사업에는 진출할 수 없으며 일부 비금융 회사의 지분을 얻는다 하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반면 토스는 '제조서비스업' 사업자다. 이에 금융지주회사법 등의 법적 제한에서 자유롭다. 토스가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데에도 이에 근거한다. 토스모바일의 모태는 토스가 지난해 인수한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인데 이를 인수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데에도 아무런 법적 제약이 없다. 

금융권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인 'Liiv M'과의 형평성 논란을 지적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통신업인 'Liiv M'을 시작하기 위해 금융규제유예제도인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마저도 2년마다 재심사를 통과해야 사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 현재 은행법에서는 은행의 통신업을 허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규제유예가 종료되면 사업을 펼칠 수 없어서다. 

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규제환경 변화로 통신사업은 금융사가 가장 눈독들이는 비금융 업권"이라며 "통신사업에 진출하고 싶지 않은 은행, 카드사 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스는 금융지주 회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자유롭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빅테크의 도약 이후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던 기울어진 운동장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현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 빅테크에 대한 제도 개선 등의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이런 문제 해결을 우선과제로 삼았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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